얼마 전부터 둘째가 알레르기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는 올해 황사가 역대급이라서, 환자들이 엄청 많이 왔었다고 한다. 그래도 잘 버티고 있으니까, 큰 일 아니라고 한다. 작년에는 병원에 입원은 안 했지만, 결석이 너무 많아져서, 수업일수 겨우겨우 채워서 학년 올라갔다. 학기말에는 진짜 시껍했었다. 그래도 키도 좀 커지면서, 매년 입원하던 폐렴은 이제 좀 괜찮다. 

3월부터 집 안팎으로 복잡한 일들이 생기면서 나도 루틴이 많이 깨졌다. 지금쯤은 벌써 털었어야 할 청소년용 인권 책이 많이 늦어졌다. 이게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책이다. 전에는 이렇게 잘 안 풀리는 얘기가 있을 때에는 며칠씩 여행도 가고 그렇게 하면서 계기를 찾기도 했다. 지금은 그럴 형편이 아니다. 

원래는 여름에 식구들 데리고 블라디보스톡 정도 가볼려고 했는데, 전쟁은 끝날 생각을 안 한다. 배 타고 가면 지금도 갈 수는 있다고 하는데.. 제대로 알아볼 형편이 영 아니다. 

몇 년간 강연은 안 하다고, 최근에는 몇 개 정도는 한다. 조금씩 움직여보는데, 강연 준비도 하고 그러다보니까, 이래저래 책 쓰는 속도가 늦어졌다. 전에는 강연 해도 글 쓰는 데에는 별 지장이 없었는데, 지금은 밥도 같이 하면서 하니까.. 나이도 처먹었고, 이래저래 과부하다. 둘째가 요즘 감량 중이라, 밥 하는 것도 재료 고르기가 만만치 않다. 

6월 일정을 보니까, 강연이 하나 밖에 없다. 다시 한 번 마음 크게 먹고 달려서, 인권 책을 마무리지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이 책이, 쓰면서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는데, 완전히 아이큐 테스트다. 우리 시대에 인권을 어떻게 보아야 하느냐, 정말 눈높이를 낮춰서 하나하나 전부 재해석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의미가 작지 않다. 살아온 삶을 전부 한 번 되돌아보게 되었다. 

인권 책을 준비하면서, 중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인권 강좌 같은 것을 생각했었다. 내가 만약 중학교에 가서 인권에 대해서 얘기한다면, 어떤 얘기를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했는데, 곧 이게 가벼운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이고. 

10대용 경제책은 아마 가을이면 나올 거고, 10대용 인권책은 잘 하면 겨울에 나올 것 같다. 몇 권씩 10대용 책을 준비하면서, 같은 톤으로.. 10대용 경제 철학을 한 번 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직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몇 년 동안 새로 쓰고 싶은 책이 없었는데, 10대용 책을 쓰면서 해보고 싶은 책들이 아주 조금은 새로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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