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이상호 기자 생일이다. 상호랑 처음 만난 곳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강서도서관이었다. 학교는 달랐는데, 그냥 친구의 친구 등, 그렇게 다 같은 공간에서 놀았었다. 나도 겨울에 집이 너무 추워서 겨울방학 때는 집에 있기가 어려웠는데, 다들 비슷한 상황이었다. 겨울 내내 강서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게 되고, 그렇게 또 새로운 친구 집에 놀러가기도 하고 그랬다. 도서관 가다가 지치면, 어딘가 놀러가야 하는데, 다들 돈도 없어서.. 그냥 누군가 집에 놀러가서 놀았다. 

나중에 상호는 대학 가서 다시 만났다. 그때는 도서관에서 만난 건 아니고, 집회 끝나고 지쳐서 잔디밭에 누워있다가 종종 만났다. 각자 다 소속이 있어서, 그렇게 소주 만시러 간 적은 없던 것 같다. 그냥 최루탄 냄새에 지쳐서 잔디밭에 있다가 자판기 커피 마시면서 수다 떨었던 기억들이 많이 난다. 

시간이 다시 많이 흘렀고, mbc 기자 시절에는 상호를 볼 일이 없었다. 나도 바빴고, 그도 바빴다. 나중에 그가 해직 기자가 된 후에는 좀 자주 만났다. 소주도 마셨고, 폭탄주도 마셨고, 양주 마신 적도 있고. 

마침 상호 생일이라서, 짧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제 우리도 좀 있으면 환갑이다. 

올해는 소주 한 잔 하자고 했다. 이러다 진짜로 장례식 때 만나게 생겼다고..

나고야 여행 갔다가, 밤에 조용할 때, 오영호 차관 생각이 문득 났다.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 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거의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인데.. 오영호 없는 한국을 살아갈 거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다. 코로나 걸린 이후 약해진 상태에서 찜질방에서 심장마비로. 

30대 이후로 친구들 챙기는 건 거의 못했다. 챙기는 건 커녕, 어쩌다 한 번 보는 것도 힘들었다. 동창회 이런 데 못 간 것은 수십 년이고, 가끔 만나는 친구들도 몇 년에 한 번 보면 잘 보는.

책을 쓰기 시작한 후로, 친구들을 챙기거나 볼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생긴 적이 거의 없다.  가끔 소식이라도 나누면서 살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가끔은 드는데.. 여전히 나는 마음의 여유가 없게 살았다. 아이들이 태어난 이후로는 저녁 시간은 거의 없고, 주말에는 절대로 약속을 잡을 수가 없게 되었다. 

상호랑 소주 한 잔 하자고 얘기하면서, 예전에 같이 만났던 친구들도 같이 보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나도 전번 가진 친구가 한 명도 없다. 

오영호 차관 생각하면서, 그래도 억지로라도 환갑 되기 전에 예전 친구들 얼굴이라도 한 번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맨날 만났던 친구들, 장례식장에서 만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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