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같이 방송하던 동료가 고성국 박사에 대해서 길게 얘기한 적이 있었다. 자기가 제일 존경하는 정치학자인데, 그의 미덕은.. 선거 때 여론조사 수치만 보지 않고, 현장에서 많이 돌아다녀서, 나름대로 감을 잡는다는 것이었다. 그와 유사한 얘기를, 정책 전문가로 성장한 한 정치학자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그가 지역 공약을 만들 때, 현장에서 사람들 만나면서 상의한 얘기를 아주 길게 들었었다. (지금은 청와대에서 정책 만들고 있다.) 하여간 그렇게 현장형 학자들에 대한 얘기들을 모아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고성국 얘기를 들었었다. (이 얘기를 해준 사람도 아주 유명한 방송인이다.)

동선이 맞지 않아서, 실제 고성국을 만난 적은 없었다. 정의당 같은 진보정당에 있다가 보수로 옮겨간 사람은 아직 아는 사람이 없다. 그렇지만 민주당에 있다가 보수로 간 사람들은 좀 안다. 하이고. 후배도 한 명 있다. 워드뱅크에 있다가, 문재인 인재영입으로 민주당에 왔었다. 가끔 소주 한 잔 마시는 사이다. 후에 국민의힘으로 옮겨고, 옮긴 다음에도 몇 번 소주 마실 일이 있었다. 지금은 국민의힘 인재영입을 맡고 있다. 워드뱅크, 저소득 국가의 개발 모델 경제 전문가, 그리고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 하이고 정신 없다. 정치에서 살아남는다는 게 뭔지, 가끔 생각해보게 하는 사람들이 좀 있다. 

고성국은 그런 사람치고는, 그래도 한 극단에 있는 것 같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극적인 인생을 살았던 것은 이재오다. 서울민중연합 시절에 같이 활동한 적이 있다. 노태우 초기 유화기에 생겨난 조직이었는데, 노태우가 좀 더 강성으로 돌고 전민련이 생겨나면서, 대대적인 조직 사건이 생겨났다. 나도 그때 수배 직전까지 갔었다. 민중당 때에는 유학 시절이라서 같이 하지는 못했다. 그가 나중에 보수로 옮겨갈 때, 김문수 같은 사람들도 같이 갔었다. 아주 뒤에 이재오를 만나게 되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국회 토론회 같은 데에서 옆자리에 앉으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중당 시절 사람들은, 그가 오랫동안 민중당 출신을 개인적으로 도왔다고 얘기했다. 김문수에 대해서도 그렇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같이 학생운동했던, 아주 친한 지인이 지금도 김문수에 대해서 도움받은 애기들을 한다. 실제로 그가 어렸을 때, 취직하는 걸 김문수가 도왔다. 그리고도 꽤 오래 같이 일했다. 이재오는 개인적인 경험이 있고, 김문수는 직접은 모른다. 어쨌든 공식적으로 보이는 것과는 좀 다른 모습들이 있다고는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 몇 사람 더 있다. 

고성국이 전두환 사진도 걸자는 얘기를 들으면서, 저 안에서 자아가 충돌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극우 중에 극우가 된 사람이지만, 그의 마음 속에 있는 많은 기억들이 어떻게 충돌하지 않고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그런 궁금증이 들었다. ‘당대표급 평당원’이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웃음보다는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어쨌든 그가 진보 진영에 있을 때, 정치학자로서 그의 존재감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진영을 바꾸고, 논리를 바꾸고, 하여간 그의 인생에서 존재감이 가장 높은 순간을 만나기는 하였다. 그는 지금 자신을 돌아아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예전에 “고성국이 진짜 정치학자예요, 형님”, 그렇게 들었던 얘기가 문득 귓가에 올리는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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