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차는 의견이 분분해서 잠시 방치했다가, 결국 지난 주에 폐차 처분했다. 디젤 차라서 누가 딱히 탈 사람도 없고. 처분이 늦었다고 벌금 27만 원 나왔다. 나머지는 6개월 기한인데, 망자의 폐차 처분은 또 왜 이리 짧은 건지. 

올해 갑자기 집에 개미가 많아져서 이것저것 해보다가 별 소용 없어서 결국 세스코 불렀다. 57만 원.. 개미들도 협조 안 해준다. 

나는 하는 게 거의 없는데, 그냥 여기저기 돈 나가는 게, 진짜 손가락에서 백사장 모래가 흘러내리는 것 같다. 

괜히 돈 나는 것만 생각하다가.. 이게 할 일 없는 사람이 괜히 신경을 긁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에 애들하고 특식으로 먹기 위해서 양갈비 주문했다. 양고기는 안 먹는 사람은 아주 안 먹는데, 나는 적당히 잘 먹는 편이다. 우리 집 어린이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틈틈이 양고기 해줘서, 잘 먹는다. 기분이 안 좋아질까봐 또 돈을 쓰는 것.. 나의 소심한 보복 소비다. 

며칠 전부터 극장판 스타트렉 7편인 <넥서스>를 보고 있는 중이다. 보복 소비가 끝나고 다시 잠시의 문화 생활. 넥서스는 처음 본 극장판 스타트렉이었는데, 개선문 고몽에서 봤던 기억이다. 커크 선장 때에는 afkn에서 가끔 보던 것이고, 피카디 선장 시절은 볼 기회가 없었다. 

우와.. 엔터프라이즈호가 박살나는 장면은 여기에서 처음 보았다. 충격적이기도 하고,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커크 선장이 마지막이 그리고 진짜 죽음도 나왔다. 여기에서는 감정이 주제였다. 로봇 데이터가 감정 칩을 이식한 후에 벌어지는 상황이 진짜 주제에 대한 가이드 라인과 같은 것이었고.. 원하는 모든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넥서스에서 보게 되는 행복, 그것은 과연 무엇인가, 그런 질문들이.. 프로이드는 이걸 ‘소마’라고 불렀다. 인도식 표현. 

똑 같은 주제는 나오고 또 나온다. <매트릭스>에서의 스테이크 장면, 과연 이게 진짜일까? 프로그램으로 재현한다고는 하는데, 느낌만 허상일 뿐더러.. 과연 로봇은 스테이크 맛을 알까, 그런 질문들이 이어지는 신에서 전개된다. 스테이크도 프로그램이지만, 스테이크 맛도 과연 원래의 스테이크 맛이었을까? 넥서스는 이런 질문이다. 결국 커크 선장은 “이건 현실이 아니야”, 그렇게 환상에서 나오기로 하고, 엔터프라이즈 승무원들을 구하고 사라졌더라는 말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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