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개인적으로는 안타깝고, 안스럽다. 오랫동안 그를 지켜봤는데, 인생의 절정에서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미안한 건 미안하다고 말하고, 잘 못 한 건 잘 못 했다고 말하고, 그랬더라면 결론이 좀 바뀌었을까? 

진보의 약점이 부동산이라는 것이 거의 정설처럼 되어버렸다. 변창흠을 굳이 구분을 하자면 마일드 개발주의자 정도.. 앙리 르페브르 이후 도시와 건축에서 좌파 패러다임이 결코 약하지는 않은데, 한국에서는 이게 이상하게 정립이 되었다. 

도시 빈민 운동에서 공간 문제로 넘어오게 된 한 시절이 있었는데, 변창흠의 사퇴는 그런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패러다임의 종말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파트를 사랑했던 사람들..

그나저나 대토를 둘러싼 논쟁도 복잡한데, 청년들의 공정 논쟁과 맞물려 마땅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새로운 청사진을 들고 “이렇게 합시다”, 그런 그룹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한 시대는 지났는데, 새로운 시대는 오지 않은 그런 완벽한 진공 상태를 한동안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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