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이팬 새거 사고, 냄비 새거 사면서 당연히 나도 주변의 친한 아줌마들과 상의한다. 그렇게 지내다보니 애들 엄마들하고 수다떠는 일이 많다.
그러면서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 엄마들이 애들 대학만 들어가면 이혼하기로 이미 결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예전에는 결혼하면 이혼한다고 하는 엄마들은 종종 봤는데, 아이들 결혼할 가망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대학 입학으로 이혼 강행일 연령이 좀 내려갔다.
나는 아내에게 이런 최후통첩을 받은 게, 둘째 태어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자기는 이혼할려면 지금 해야 하니까, 적당히 지금처럼 계속 살려면 지금 얘기해라..
아내는 행정학 전공이다. 행정 처리는 칼이다.
나는 쓸 데 없는 외부 활동을 다 접고, 아내에게 짤리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
지금 아이 키우고, 회사 생활하고, 엄마들은 인내의 한계치다.
그나마 불평이라도 하고, 뭐라도 도우라고 하는 건, 아직 이혼 날자와 집행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
얼마 전부터 잔소리도 줄고, 육아 가담에 대한 요청도 줄고, 설거지만 좀 하면 별 얘기 안 하는 것..
이건 좋은 신호가 아니라 D-day를 결정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변수는.. 자녀가 한 번에 대학 가느냐, 재수를 하느냐, 아니면 아예 대학을 포기하게 되느냐, 그에 따른 시간의 결정 뿐.
아내가 자신에게 너그러워진다고 생각한다면, 짤릴 확률 100%다.
인생 길다. 돈은 잠깐이고, 아내는 영원한 존재가 아니다.
정신 차리고, 술 좀 적당히 처먹고, 돈 좀 살살 벌고, 회사일 대충 할 것.
아니면 어느 날 가정법원 통지서를 받아들고 인생이 무너진 것 같은 상황을 만나게 될 것이다.
잘 해라.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보다 100배 더 한다고 생각해도 아내의 눈에는 차지 않는다.
(졸혼, 그딴 거 없다, 파혼이 먼저다. 현실을 직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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