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해보니까, 다른 건 몰라도 내가 황교안 관련된 건 잘 맞춘 것 같다. 황교안은 결국 종로 출마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했다. 선거 코 앞에 있는 상황이라 기본소득 형태의 긴급지원금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그렇다.

가설은 딱 하나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니까. 황교안을 무시하는 사람들은 황교안 주변에는 바보들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일정 위치에 올라온 사람들은 그 주변에 충성스러운 바보와 별로 충성스러운 안 바보가 섞이게 된다.

거의 유일한 예외는 근혜 아닌가 싶다. 당대표 시절이나 선대위 시절만 해도 근혜 이름 달고 움직이는 사람들 중에 바보 아닌 사람들도 있었다.

명박 시절, 어느 날 저녁에 시민단체 사람들한테 전화온 적이 있었다. 뭐라뭐라, 하여간 나와서 술 마시면 좋겠다는 얘기인데, 유승민과 저녁 먹는 중이라는. 졸려요, 그러고 안 나갔다.

유승민이 근혜 메시지 들고 움직이던 시절이었다. 그런 비슷한 일들이 종종 있었다.

대통령 되고는 근혜 주변에 바보들만 가득했다. 아주 충성심스러운 바보들.. 세상은 그들을 '문고리'라고 불렀다.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는 시점에 문고리만 가지고 있는 유명한 사람은 별로 없다.

뭐, 여당 인사 중에도 문고리만으로 주변을 채운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다. 특히 자기가 아주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런 성향이 강하다. 자기가 똑똑하고 다 아니까, 주변에는 충성스러운 문고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은데.

하여간 황교안이 지금 문고리 만으로 주변을 구성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진짜 그런지 아닌지, 약간만 관심 있다.

어쨌든 이해찬과 황교안이 결국은 '전국민 지원'을 받을 거라고 봤는데, 막상 그렇게 되니까, 이제 그 건은 더 이상 궁금한 일은 아니게 되었다. 바보가 아니라면 그 정도는 잠시만 생각해봐도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니까.. 그 정도도 판단을 못 내리던 건, 나경원이 그랬었고. (어색하게 악수 했던 적이 있었는데, 자꾸 말 걸려고 하는 것 같아서 한 시간 내내 고개 푹 숙이고 어색하게 앉아 있었던 기억이..)

지금 제일 궁금한 것은 이제 곧 나오기로 된 이재명 대법원 판결이다. 사회적 분위기가 대법원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샘플링 숫자 하나를 늘리는 일이기도 하다.

결국 여야 대표가 모두 이재명 방식을 받았는데, 이 건을 대법원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진짜 궁금하기는 하다. 결과를 전혀 모르겠다.

좀 넓은 눈으로 보면, 직접적인 의도는 아니겠지만, 황교안이 전국민 지원을 선택한 것은 간접적으로 이낙연 대신 이재명을 자신의 런닝 메이트로 결정한 것과 비슷하다.

이낙연은 "하자"는 얘기만 하고 있고, 이재명은 "어떻게"를 얘기했다. 공교롭게도 박원순은 "적당히, 절반"이라는 얘기를 했다.

이 결과가 대법원 판결에 미치는 영향, 사실 그건 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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