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오는 방송은 애들한테는 아직 안 보여줬다. 애들이 보기에는 어려운 얘기이기도 하지만, 아빠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고 아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았다. 큰 애 돌 지나서 생방송 대담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큰 애가 보고 인사했는데, 아빠가 인사 안 받아줘서 울었던 적이 있었다.

이제 큰 애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니까 방송에 나오면 선생님들이나 이런 분들이 잘 봤다고 인사도 하고, 그러나 보다. 이젠 방송에 나오면 보여주지도 않았는데, 뭐했는지 큰 애는 대충 안다.

방송국에서 usb를 보내줘서 오늘 처음으로 애들한테 방송 조금 보여줬다. 둘째는 처음 봤다. 좀 보다가 재미 없으니까 금방 종이 접기 놀이한다. 큰 애는 더 보겠다는 걸, 조금만 보여주고 껐다.

나는 늘 평범 지향이다. 내가 그렇게 컸고, 또 지금도 가급적이면 그렇게 산다. 생각은 전위에 가더라도, 삶은 평균치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게 사려고 한다. 하다 못해 외제차도 산 적이 없다. 앞으로도 안 살 생각이다.

시트로엥을 살까 고민한 적이 있고, 르노 에스파스 수입되면 사야지, 그런 마음 정도는 가지고 산다. 너무 고급형 에스파스를 수입하려고 해서 그런지, 결국 수입 무산.

시트로엥.. 현대 간부랑 술 마시다 그 얘기 했더니, 그런 거 사지 말고 그냥 벤츠 사라고 ㅋㅋ.

벤츠 안 사고 모아둔 돈 가지고, 지난 몇 년 겁나게 힘들 때 편안하게 생활했다.

지금까지의 한국의 남성 엘리트들에게 가장 안 좋은 게, 특권 의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주변의 성공한 사람들, 은근히 이런 게 몸에 배었다. 지는 그러고 살다가 죽으면 그만이지만, 자식에게는 안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종종 한다.

'아이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둘째는, 좋단다..  (0) 2020.02.20
망했다..  (0) 2020.02.20
학교 걸어가기로..  (0) 2020.02.16
무서운 거..  (0) 2020.02.14
코로나 바이러스 주말..  (4) 2020.02.09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