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는 출간 계획이 꽉 차 있다. 올해 당인리가 늦어지면서 나머지도 다 줄줄줄, 그 중 몇 권은 어쩔 수 없이 후년으로 넘어갈 것 같다.

2021년 계획은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출간이라는 게, 최소한 3년 전에는 밑구상을 해야 제 시간에 책이 나온다. 가끔 사회적으로 급한 일이 생기면 막 땅겨서 하기는 하는데, 이제는 가급적 그런 일을 안 하려고 한다. 그렇게 하기에는, 이제 나이도 많이 먹었다.

국가 전체에 대한 큰 얘기는 괴물의 탄생 때 한 번 했었고, 디버블링 때 한 번 했었다. 그 시절만 해도, 나도 거의 초창기 시절.

2021년에는 생태경제학을 주요 모티브로, 좀 큰 얘기를 한 번 하려고 한다. 아마 그런 게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아주 사적인 일이지만.. 사람을 만나면 몇 가지를 물어본다.

1. 골프 치세요?

골프 치는 사람과 일을 하기는 하지만, 목숨 걸 일은 하지 않는다. 골프 치는 사람들의 연대가 있다면, 나는 골프 치지 않는 사람들과의 연대에 속한 사람이다. 해보니까, 골프 치는 사람들은 결국 골프 치는 사람들과 목숨을 건다. 그래서 목숨 걸어야 할 일이 생기면, 골프 치지 않는 사람들과.

2. 새만금은요?

새만금에 대한 입장을 물어본다. 개인적으로, 정말로 새만금이 중요하다고 하는 사람은 정치인을 포함해서, 거의 만난 적이 없다.

새만금은 '내릴 수 없는 배' 같은 것이다. 시작은 했는데, 세울 방법이 없이 그냥 가는.

새만금을 진짜로 찬성하는 사람에게, 술은 사지 않는다. 돈 아깝다. 농담이고, 어떤 사안을 좀 더 다각도로 보지 않는 사람들과 오랜 시간 토론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그냥, 새만금 열심히 하세요, 그리고 일어날 것 같다.

내가 그런 자세로 물어보니까, 다른 데 가서는 뭐라고 하더라도, 내 앞에서 새만금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찬성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심지어 새만금청에 근무하는 사람도..

"저는 홍보 작업만 해요, 다른 건 몰라요.."

이 두 가지를 물어보면, 다른 건 몰라도 생태에 대한 입장과 지식에 대해서 90% 이상은 알게 된다.

그리고 몇 가지, 조막조막한 것들이 있기는 한데, 그건 상황마다 다르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은, 한국 사회에서 비주류다.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다.

냉정하게 말하면 비주류에서는 '참여연대파'가 1번 주류고, 노동파가 2번 주류다. 여성파가 신주류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새만금 반대하는 사람들은, 비주류에서도 비주류다. 새만금 논쟁 한참할 때, 그럼 새만금에 골프장 잔뜩 놓으면 되지 않느냐, 유시민이 했던 말이다. 뭐, 나중에 농담이라고 하기는 했는데, 그런 정서가 비주류 중에서는 주류다.

이런 비주류의 비주류들이 할 수 있는 얘기의 극한을 가보고 싶은 것이 2021년에 하고 싶은 일이다.

최근 유럽의 흐름을 보면, EU 의회와 몇개 국가의 정책에서 이제는 비주류라고 보기만은 어렵다. 소수파의 흐름은 벗어났다.

그런 얘기들을 한 번은 정리해보고 싶어졌다.

내 주변에 참여연대파와 노동파, 겁나게 득실득실하다. 친하게는 지내지만, 그렇다고 입장이 모두 같을 수는 없다.

비주류의 비주류들도, 이 세상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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