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책 초고 마무리 하느라고 수영장을 못 갔다. 2주만에 수영장을 가려고 하는데, 진짜 꾀가 많이 났다. 안 갈 이유야, 끝없이 많다. 운동 중에서는 그나마 수영이 재미 없는 게 덜 한데, 그것도 매번 가기 싫은 걸 참고 가는 게 되었다.
그래서 그냥 어디 가서 맛 있는 점심이나 먹고 넘어갈까 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는 모든 일들은, 예전에 한 것들을 빼 먹는 일이기만 하고, 수영만 뭔가 새롭게 채우는 일이라는.
도시에서 산다는 게 그렇다. 채우는 것은 없고, 몸에서 그냥 갖다 쓰는 일들이 태반이다. 그래서 그냥 꾹 참고 수영장에 갔다.
동네 초등학교 두 군데에서 어린이 수영시합을 하나 보다. 엄청나게 많은 어린이들이 있고, 할머니들 사이에서.
이제는 나도 살아온 삶들을 조금씩 정리하고, 더 많이 내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 하듯이, 남들도 다 이렇게 해, 그렇게 나머지 시간을 살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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