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경제학은 10대 네 명에게 보내는 편지 글 형식이다. 중학교 2학년과 봄부터 겨울까지, 텃밭을 같이 하면서 보내는 편지다. 오늘 본문에 해당하는 마지막 편지글을 썼다. 물론 가상의 상황이기는 하지만, 쓰면서도 마음이 짠하다. 모든 이별은 다 짠하다. 

그 뒤의 상황을 짧게 개인들에게 한 통씩 마무리 편지를 쓰는 에필로그 형식으로 할지, 아니면 정말 짧게 후일담을 후루룩 지나가면서 스케치하는 형식으로 할지, 아직 마음을 못 정했다. 양쪽이 다 장단점이 있다. 

처음 관련된 파일 만든 날짜를 보니까 작년 11월이다. 중간에 다른 일들이 있어서 좀 끊기면서 하기는 했는데, 이것도 6개월이 넘어 걸렸다. 애들 보면서 하니까 확실히 예전보다 최종 마무리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린다. 어쩔 수 없다. 

안 팔리는 책을 뭐하러 쓰느냐고 하는 선배들이 있다. 안 팔릴 거 알아도 최선을 다 해서 하는 일들이 세상에는 있는 법이다. 그냥 돈 벌면서 살려고 하면 아주 쉽게쉽게 가는 방법들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나중에 후회될 것 같다. 

한국에서 농업 경제학 가지고 만 부 가면, 정말 신이다. 냉정하게는 2천 부 넘기 어렵다. 그걸 뭐하러 해? 그래도 죽어라고 우겨넣고, 털어넣고, 정말 뼈골을 갈아넣는다 싶게.. 

학생운동 시절부터 치면, 이래저래 한국에서 시민운동이나 민중운동 했던 또래 중에서는 친구 아닌 사람이 없을 정도로.. 강기갑 한참 활동하던 시절에는 그와 농업 얘기를 많이 했었다. 단병호와 도법 스님을 만나게 해드렸는데, 단병호가 스님은 무섭다고.. 

한살림의 윤형근과 단짝으로 지내던 시절도 있었는데, 한동안 연락을 못했다. 농업 경제학 하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느라고 다시 만나게 된. 

어쨌든 민주주의 운동이든, 시민단체 운동이든, 하여간 수많은 활동가 중에서.. 농업 얘기 하는 사람을 최근에 거의 본 적이 없다. 정말로 없다. 신정훈과 나중에 춘천 시장 된 이재수가 마지막으로 농업 정책 조율하던 파트너들이었는데.. 그들도 지금은 농업에 별로 신경 쓰지는 않는 것 같다. 다들 포기하고 떠나거나, 아니면 좀 더 재밌는 일들을 찾아 나선. 

농활 없어진지 오래인 것 같다. 다들 농활들은 했던 것 같은데.. 

다 떠난 농활에 혼자 남아있는 느낌이다. 그것도 중학교 학생들과.. 어쨌든 내년까지는 나는 10대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생각이다. 

에필로그 형식은 며칠 더 생각해보려고 한다. 사실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정도까지 쎄게 할 것인가, 수위 조절을 아직 다 못해서 그렇다. 뭐, 어느 쪽이든 선택을 해야 한다. 네 명 중에 한 명은 농업계 고등학교로 진학을 하기로 했는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지, 그 후폭풍에 대한 가늠이 아직 잘 안되어서.. 

자기 자식이 농사 짓겠다고 하면 좋아할 집이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될까? 게임중독과 농업 중 선택하라면? 사실 잘 모르겠다. 어느 쪽이든 6개월 넘게 고민을 했는데,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다. 일반적으로는 민감할 수록 나은데, 그 민감이 도를 넘으면 과도한 거부반응이 나오게 된다. 그 중간을 선택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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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경제학, 본문의 마지막 글 쓰기 시작했다.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편지 네 통이 남아있어서 이걸로 다 끝나는 건 아닌데, 어쨌든 다음 주 초까지는 일단 본문 초고는 끝낼 수 있을 같다.

농업 경제학 쓰기 시작하기 전에 청와대 농업 관련된 사람들과 농특위 위원장, 전직 농촌경제연구원장 등 행정과 관련된 사람들은 한 번씩 만났었다. 그 사이에 벌써 농특위 위원장인 박진도 선생은 사퇴했고.. 세상이라는 게 뭔지.

이렇게 초고 끝내도 한참은 더 넣었다 뺐다, 손을 봐야 한다. 그리고도 코로나 피해서 내년 초에나 출간된다. 안 그래도 인기 없는 주제인데, 코로나 맞설 방법이 없다고 출판사에서 판단하는 것 같다.

7월부터는 강연 등 아무 일정 안 잡는다고 딱 마음을 먹자마자 연세의료원 노조에서 직장 민주주의 강연 부탁한다고.. 며칠 전 노조에서 직접 찾아온 적이 있었다. 아이고, 마음 약해져서.. 대기업 강연 몇 군데 안 한다고 퉁치고 난 길이었는데. 사람들은 노조 욕 죽어라고 한다. 그런데 노조 없으면? 그나마라도 만드느라고 수십 년간 많은 사람들의 청춘이 날라갔다. 나라도 돕고 살아야지..

직장 민주주의 책 작업할 때에 특히 간호사들 도움을 많이 받았다. 신세진 거 갚는다고 생각하고. 항공사 승무원 인터뷰는 권수정 의원하고 했는데, 아직 소주도 한 잔 못 사드렸다.

보는 사람에게는 고작 책 한 권이겠지만, 그거 한 권을 위해서 보통은 수십 명 어떨 때에는 수백 명을 만난다.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대기업 간부들도 만난다. 직장 민주주의 때에는 삼성 간부들도 만났다. 햐.. 청와대 정책실장 되기 전의 김상조, 아니 상조 형한테 소개 받았었는데. 세상 일이라는 게 진짜 모른다.

어쨌든 농업 경제학도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다. 예전에 비하면 책 파는 게 너무너무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책만 써서 밥 먹고 살 수 있는 상황에 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나. 쭈그리고 앉아서 사는 데도 먹고 사는 데 큰 걱정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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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경제학에는 절마다 짧게 클래식 음악에 관한 얘기를 넣는 중이다. 마지막 장에는 3개의 국악을 넣을 예정이다.

그 첫 번째로 지영희의 해금 산조를 넣었다. 짧지만 내 인생을 가장 잘 설명하는 음악이다. 내가 누구인가.. 나는 지영희를 평생 좋아했던 사람이다. 그의 이민도 사랑한 사람이다.

'격조'라는 제목으로 지영희 평전을 쓸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박근혜 시절, 누군가를 추천하면 딱 지영희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젠장. 아직 당대표도 되기 전, 문재인이 도와달라고 해서, 진짜 황당한 일도 어마무시하게 하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 지영희 평전을 쓰지 못했다. 인생이라는 게, 한치 앞을 내다 볼 수가 없다. 당대표 문재인 돕다가 지영희 평전을 못 쓰게 되었다고, 진짜 삶이란 비겁한 변명 투성이다.

지영희, 성금연 부부는 내가 아는 한국의 부부 중 가장 멋진 부부다.

나이 먹으면 국악방송에서 국악 소개하면서 노년을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한 적이 있었다. 요즘은 음악 잘 몰라서, 택도 없는.

농업경제학에 정말 뼈골을 갈아넣는다. 지영희 해금 산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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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경제학 초고 거의 마무리 단계다. 당인리 나오고, 헤매고, 이래저래 농업 경제학 작업이 늦어졌다.

며칠 전부터 클라이막스 지점에서 슬슬 꺾기 들어가는데, 어제, 오늘, 감정적으로 제일 어려운 부분을 꺽고 들어가는 부분이다.

농가 마을의 전기 문제, 사회적 경제와 농업 그리고 농업 교육의 강화, 요렇게 한 절씩이 사실상 결론 부분이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헤어지는 마지막 편지 한 통씩 쓰는 편지에 음식과 요리 그리고 윤리적 소비 같은 것을 꾸겨 넣으면서 끝낼 생각이다.

오늘 쓴 것까지 하면 절 세 개와 편지 네 통, 이렇게 하면 일단 농업 경제학 초고는 끝난다. 다음 주에는 끝낼 예정이다.

이런 건 좀 등신 같은 짓인데, 어제 쓴 거는 말캉말캉하게 잘 된 것 같고.. 오늘 쓴 거는, 내 실력보다 훨씬 잘 나왔다. 내 삶의 간절함이 글에 묻어난..

역시 나는 팬시하고 팬시하고 매력적인 것 보다는 구질구질하고 끈쩍끈적, 이런 게 더 잘 어울린다.

궁상은 나의 힘!

돈 되는 거 찾아서 살면, 이 코로나 국면에 농업 경제학을 내가 쓰고 있겠나 싶다. 그렇지만 길게 보면, 이게 한국 자본주의가 살 길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에 해당하는 것들을 펑크나지 않게, 망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늦게.

그래봐야 코로나 국면에서 농업 경제학 읽을 사람은 거의 없고, 그리하야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내년 이후로 출간 일정을 밀어야 한다는 데에 나도 동의.

그렇다라도 나도 최선을 다 해서 내 뼈골을 농업 경제학에 갈아넣는 중이다. 초고 마치고도 길고 긴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얼마 전부터 내 책의 원칙은..

그걸 쓰면서 즐겁거나 전율을 느꼈던 부분만 결국 남고, 기능적으로 전달을 하기 위해서 꾸역꾸역 쓴 부분은 나중에 다 날리는. 많이 쓰고, 조금 남기는 방식으로 책 작업을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구조와 내용의 전달에 대해서 고민한다.

그래서 감정만 남기고 압축하는 방식으로..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었는데, 요즘 책의 위기다. 어지간히 해서는 쓰나마나한 상황이 되어버린.

그래서 진짜 뼈골을 갉아넣는다. 니가 죽나, 내가 죽나..

농업 경제학은 더 하다. 이걸 누가 보겠나, 그 넘을 수 없는 감정과의 1년 가까운 싸움 중이다.

오늘 처음으로, 이건 누구나 볼 수 있는 책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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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국립산림과학원의 젊은 박사들하고 세미나하기로 했다.

10대들에 대한 연구를 2년째 진행 중이다. 이게 어느 정도 방향이 잡혔고, 농업 경제학 하면서 진도를 좀 많이 나갔다.

'요즘 20대', 이거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기는 한데, 나는 올해, 내년, 10대 연구에 집중하려고 한다.

예전에 생태요괴전하고 생태 페다고지, 10대들과 환경교육에 관해서 책을 쓴 적이 있다. 아무도 관심 없는 분야에서 아무도 관심 없이, 나름 이 동네에서는 바이블처럼 자리를 잡았다. 좀 지난 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가끔 10대 연구를 하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10대에 관한 책, 벌써 두 권이나 썼다. 앞으로 세 권 더 쓸 계획이다.

'살아있는 것의 경제학'은 숲 생태학 가지고 썼던 책이다. 숲에 대해서도 이미 책 한 권 쓴 적이.. (그때 에디터가 지금 당인리 출판사 대표가 되었다.)

젊은 박사들하고 가끔 같이 세미나를 한다. (여성정책연구원하고는 같이 하기로 해놓고, 내가 정신이 없어서 계속 미루는 중.)

10대의 환경 교육에 대해서 내가 했던 고민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얘기할지, 오전에 잠시 생각을 좀 정리를 해보는 중이다.

나는 본능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거나 인기가 있는 연구는 피한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아무도 생각해보지 않은 조합으로 연구하는 걸 좋아한다.

그럼 진짜로 혼자 산책할 수 있는 오솔길이 나온다.

선구자 같은, 그런 달달한 것이 아니다.

인기 있는 분야에서 남들하고 어깨 싸움하면서 연구하는 걸 끔찍하게 싫어해서 그런다.

나이 50이 넘었는데, 젊은 박사들이 뭔가 같이 고민해보자고 찾아주는 연구자로 버티고 있다는 것..

그건 작은 긍지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나의 10대 연구는 슬슬 클라이막스로 달려가는 중이다. 내년 말에 화려하게 꽃 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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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트..

농업 경제학 2020. 4. 17. 11:18

농업 경제학, 클라이막스로 넘어가기 직전이다. 그 동안 구조에 대한 조정이 좀 있었다. 중학교 2학년들의 연애에 관한 얘기는 실루엣만 넣을려고 했었는데, 좀 더 본격적으로 넣고, 그걸 클라이막스로 하기로 했다. 그래서 많이 덜어내게 되었다. 분량이 넘치지 않으려면 방법이 없다.

그렇기는 한데.. 요 며칠 동안 썼던 게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쓰면서 내가 어딘지 재미가 없고, 영 엉킨다.

그래서 그냥 날리고 다시 쓰기로 했다. 원고 들어내고 다시 쓸 때 마음이 좀 아프기는 하지만, 나중에 책이 되었을 때 가슴 아픈 것 보다는 쓰면서 가슴 아픈 게 낫다.

딜리트.. (삶의 가슴 아픈 한 부분도 이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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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어도 지난 달에는 끝내기로 한 농업 경제학이 이번 달로 다시 밀려왔다. 애들 개학이 다시 미루어졌다.

두 장하고 한 절 남았는데, 아직 쓰지 않은 마지막 두 장에 대수술이 발생했다. 달달하고 부드럽게 마무리할려고 했는데, 삼각 관계가 들어오고, 격동의 마무리로 가게 되었다.

칠봉이 얘기에 필요한 감정을 위해서, 응사를 한 번 더 보았고.. 칠봉이가 구동매로 나온 <미스터 션샤인>을 세 번 본 것 같다.

논리는 만들기가 쉬운데, 감정은 정말로 만들기가 어렵다.

원래 8장에 쓰려고 하던 얘기는 6장 후반부와 7장에 전부 쑤셔넣기로 했다.

그리고 8장은 세명이 학생들에게 각기 짧게 한 통씩 편지를 쓰는 걸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마무리라기 보다는, 앞으로 펼쳐질 질풍노도의 중3에 임하는 마음 같은 것으로..

처음부터 삼각관계를 넣을려고 하던 건 아니었는데, 중간중간에 에피소드를 만들어넣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게 그렇게 되었다. 4명의 아이들 중 한 명은 농업 마에스터고 같은 데로 진학하게 하겠다는 정도는 초반에 생각한 것인데..

하다 보니 일이 커졌다. 그래서 대공사가 한 번.

6장 마지막은 과일방 얘기다. 처음에는 작게 언급하고 넘어가려고 했던 절인데, 결론에 해당하는 상당 부분의 내용을 여기서 받아줘야 한다. 그래야 7장에서 중학생들의 사랑 얘기를 다룰 공간이 나오게 되는..

과일방 얘기 막 쓰려고 하다, 잠시 요즘 첫사랑은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잠시 pa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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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경제학은 26개의 편지와 8개의 상황극으로 구성된다. 8개 장에 상황극 하나가 맨 앞에 붙고, 장마다 3~4개의 편지가 들어간다. 그 전체가 1년 동안에 벌어지는 에피소드인 셈이다. 형식도 많이 다르지만, 내용도 많이 다르게 하기 위해서, 진짜 쌩노가다 중이다.

오늘 살펴보니까 편지 9개가 남았다. 늦어도 3월 안에 초고는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이미 예정보다 한 달 늦었다. 억지로 빠르게 할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질질 끈다고 해서 내용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닌. 초고 해놓고 여러번 고치는 편이 여러가지로 낫다. 필요하면 대수술도 하고.

지난 주에 강원도 여행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코로나 문제로 취소했다. 그때쯤이면 넉넉하게 끝날 예정이라 식구들하고 여행갈 생각이었는데, 이래저래 그렇게 되지가 않았다.

몇년간 헤맸고, 지난 해에는 난리도 아니었다. 여러가지 충격을 버티고 버티느라, 작년치 일들이 다 올해로 넘어왔다. 그래서 올해는 일정이 빽빽하다.

예전에 손석희가 개그프로 인용하면서 "소는 누가 키우나"라고 말했다. 소 얘기는 다음 주에 한다. 코로나 한 가운데 농사 얘기하고 있는 내가 딱 그 모양 아닐까 싶다.

칠봉이가 이를테면 주인공인 셈인데, 요며칠 '미스터 선샤인' 우연히 봤는데, 거기 칠봉이가.. 이래저래 좀 봤다. 마지막 두 편은 제대로 볼려고 돈 내고 샀다. 짝사랑 전문 배우, 그런 느낌이 들었다.

10대와 호흡하기, 농업경제학을 쓰면서 내건 가장 큰 목표인데, 이게 느무느무 힘들다. 그 사이, 이름 알고 같이 밥도 먹고 노는 중학생들이 좀 생겼다. 친구 둘째 아들이 대학 가는 건 애당초 포기하고, 좀 다른 길을 찾고 있는 중이다. 그 주변에는 그런 애들이 많다. 생각보다 많았다.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살고 있고,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 듯 싶다. 막상 학생들 만나보면, 신문에서 보면서 미루어 짐작한 10대와는 많이 다르다. 또 다른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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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하루 쉬고 내일부터 다시 농업경제학 쓰기 시작한다. 원래는 오늘까지 초고 끝내는 게 목표였는데, 이래저래 일들이 겹쳐서 그렇게 못했다. 8장 구조에서 5장까지 끝냈는데, 3장.. 보름은 조금 무리고, 3월 안에는 끝날 것 같은.

내 삶을 돌아보면, 정말 어려운 주제만 골라가면서 다루었다. 쉬운 길과 어려운 길이 있으면, 어려운 길로.. 난이도 높고, 정공법, 그런 게 더 재밌다. 뻔한 길로 가면,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는데 내가 참을 수가 없는. 내가 싫으면, 마무리를 할 수가 없다.

올드한 얘기를 올드하지 않게, 남들이 팽기친 주제의 미덕을 소박하지만 멋지게 보이게 하는 일, 그런 건 재밌다. 그리고 "나는 여기에 목숨을 걸었다", 그렇게 되도 않는 허세를 부리지 않는 일. 그냥 열심히 했으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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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경제학, 중반 들어가면서 감정을 한 번 크게 뒤흔들고 넘어간다. 그건 좋은데, 길이가 형식에 맞지 않는다. 절 하나가 엄청나게 길어졌다. 그래도 여기서는 할 얘기를 하고 넘어가는 게, 후반부를 위해서는 나을 것 같았다. 형식이 뭐가 중요하겠나 싶다.

올해는 넘어야 할 큰 산들이 좀 많다. 젠더 경제학은 가을에 나왔으면 싶고, 도서관 경제학은 연내 나오지는 않더라도 연내 초고는 끝내는 게 일단은 지금 잡힌 일정이다. 다 굵직굵직한 책이다.

2012년 대선 때에는 정말로 맨 앞에 섰었다. mb 시절 후반부, 증오로 뭔가를 했는데, 그 때 이게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것과 만들어야 할 것에 대한 얘기와는 너무 먼 곳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증오만 하면서 사는 것, 이렇게만 사는 건 좀 아니다 싶었다.

아이 키우면서, 이제 나는 세상 돌아가는 것과 아주 먼 곳에 오게 되었다. 매일매일 해야 할 일은 없다. 애들하고 지지고 볶다 보면 하루가 간다. 그 대신 아주 먼 산을 보며, 내 호흡과 내 흐름대로 뭔가를 조금씩 만든다.

농업경제학은 성과는 모르겠지만, 내 책 인생에서 가장 고생하고 힘들었던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내용이 어려운 게 아니라, 누구에게 얘기할 것인가, 왜 얘기할 것인가, 이런 기본적인 구성 자체를 다 뒤집어 엎어서 어렵다. 10대에게 하는 얘기인데, 아마도 이 책을 읽을 10대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정말 한 줄 쓰기도 어렵다. 그래도 쓴다. 이게 효과적이라서가 아니라, 이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점심 좀 일찍 먹어야겠다.. 다음 절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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