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에세이는 아버지 장례를 치루면서 나도 집중적으로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 얘기를 다루려고 하는 책이다. 나도 죽음과 노화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 좀 더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되는 나이가 되었다. 

경제학자로서는 드문 기회인데, 지난 몇 년 동안 우울증과 자살에 관한 행정에 관여하게 되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자문을 하게 되면서, 꽤 많은 행정 절차에 관련되는 특별한 경험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얘기들을 현실에서 좀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보려고 한다. 

여기에 최근에 새로 넣은 꼭지 하나가 초등학생 자살에 대한 주제다. 아이들 둘 키우다 보니까, 그런 얘기들을 좀 더 많이 접하게 된다. 초등학생 자살이 없는 건 아니다. 가장 최근에 다룬 주제가 투신 자살한 초등학생 얘기다. 그리고 본격적인 연구까지 다 살펴본 건 아닌데, 자살에 대한 생각을 초등학생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건 꽤 어린 시절 부터다. “죽고 싶다”라고 표현되는데, 대체적으로 초등학교 2학년과 3학년이 되면 그런 생각을 하는 학생들이 생겨난다. 생각보다 이르다. 

그렇다고 초등학생이 알아서 정신상담 같은 창구를 두드리게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게 행정적으로 어렵다. 흔히 자살에서는 ‘고위험군’이라는 표현을 쓴다. 자살을 더 많이 하게 되는 특별한 집단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고, 자살 시도 등 이미 밝혀진 과거의 경험에 의해서 행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 집단에 대한 의미다. 초등학생 자살 고위험군, 참 생소한 주제다. 

다른 자살 이슈에 대해서는 나도 좀 다루어 본 적이 있기는 한데, 초등학생 자살은 나도 살펴봐야 하는 주제다. 그렇지만 아무도 안 볼 것 같다. 물론 관련된 논문들은 좀 있을텐데, 보통 사람들 특히 보통의 학부모가 논문까지 살펴보게 되지는 않을 것 같고. 

여러 가지 의미로 아주 유명한 사람의 자녀가 작년에 자살과 관련된 얘기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 이 문제는 잘 해결되어서, 지금은 아주 정상적인 상태가 되었다. 물론 부모들이 노력을 많이 했다. 특히 아빠가 많이 변했다. 부부는 이혼 절차에 돌입하기 직전이었는데, 자녀의 자살 문제 앞에서 꽤 많은 노력이 생겨났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엄마 문제보다 아빠의 문제로 자녀가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 거의 대부분의 문제가 그렇기는 하다. 초등학생은 물론이고 청소년 심지어는 성인의 자살도 많은 경우 근본적인 동기는 아버지로부터 나온다. 초등학생의 경우는 더 많을 것 같다. 자녀가 자살을 하면 부모에게 생긴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 그렇기는 한데, 아버지 중에서 노력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가 않다. 

아주 비극적인 얘기지만, 아버지로부터 문제가 생겨난 자녀의 자살은 형제나 자매들에게도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죽음 에세이에서 초등학생 자살에 관한 절은 아버지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를 담을 생각이다. 그리고 약간의 행정적 절차에 대한 개선. 청소년 자살은 이미 마음 속에 응어리 진 상태라서 풀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초등학생 자살은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얘기했을 때, 전문가들은 어렵다고들 했다. 스스로 개선하려고 하는 아빠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게 그렇게 풀기 어려운 문제일까? 내가 던져보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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