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에세이 쓸 때는 몰랐는데, 확실히 내 삶은 많이 바뀐 것 같다. 하루하루의 일상이, 덜 신나는 날과 아주 신나는 날, 두 가지로 구성되는 것 같다. 어제는 덜 신나는 날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아주 신나는 날이다. 뭔가 만드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신나는 삶. 후년에 하기로 한 일을 당겨서 내년 말에 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년에 할지 말지 고민하던 청와대의 찌질한 얘기들은, 아주 나중에 시간 혹시 나면 하거나 말거나.. 바보들이 바보짓 하는 얘기를 굳이 내가 해줘야 하나, 며칠 고민했었다. 지금 청와대? 바보. 그렇지만 굳이 어떤 바보짓을 하는지 내가 뭐하러 지금 고민하나 싶었다. 약간의 정의감 아니면 할 필요가 없는 일인데, 더 재밌는 얘기가 그 자리를 밀고 들어왔다. 오 예. 일정 정리 끝, 재밌고, 신나는 일 위주로.
지난 2년간 내가 결정한 것들을 모아서 딱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요번 정권까지는 애 키우는 일에 집중." 다음 정권에는? 모른다. 그걸 지금 고민할 이유도 없고. 다음 정권에는 나도 50대 중반이다. 50대 중반에 뭘 하면서 살지, 지금 결정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일단 지금은 즐기는 걸로. 아이들과 즐겁게 놀고, 화 안내고, 최대한 편안하게.
나만 혼자 이렇게 편하게 살아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관여한다고 해서 뭔가 크게 잘 될 것 같지도 않다. 40대를 거치면서 내가 배운 건, "내가 하면 다르다", 이런 생각을 버린 것. 내가 아이를 키우면 다를까? 다르긴 뭐가 다르냐. 똑같이 지지고 볶고, 궁상 떠는 것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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