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강연은 학자로서는 좀 독특한 경험이다. 경기고, 중앙고를 시작으로, 전국에 유명한 학교는 거의 한 번 돌았다. 강연으로서, 고등학교는 조건 안 좋다. 학생들 재우기 딱 좋고, 강연료는 박하다. 학교에서 줄 수 있는 게 뻔하지 않은가.
그래도 가는 게,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유명한 사람, 한 번도 못봤다. 대학교 가니까, 유명한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그 시절 술 처 먹고 놀던 사람들이 나중에 겁나 유명한 사람들이 되었다. 유학 갔더니.. 오매. 술 먹고 말도 아닌 소리 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겁나 유명한.
맞는 얘기를 해서가 아니라, 봤더니 별 거 아니대.. 그런 거라도 주면 좋을 듯 싶어서. 시간 맞고 여건 맞으면 틈 나면 고등학교 강연에 갔었다. 무서운 얘기는 안 한다. 지난 10년, 명박, 근혜, 그 시기를 살았다. 행여라도 내가 엄한 소리 하면, 초청해주신 선생님, 경친다.
나는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나이를 먹을 생각이다.
내가 사회에서 받은 특혜와 넉넉함 그리고 즐거움, 내어놓을 수 있을만큼 다 주고 갈 생각이다. 학생들하고 이념 얘기 할 거 아니다. 삶의 진솔함, 그거면 충분하다.
세상, 죽어라고 열심히 살 거 아니다. 대충 살아도 명분을 따라 살면, 입에 밥은 들어간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말하는 최소 기준이다. 플라스.. 웃음이 있으면, 더 할 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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