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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글 2019. 4. 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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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사회적 경제 강조하는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 인터뷰

"재벌정책, 잘못 바로잡기와 새로운 협력방안 함께 추진해야"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재벌을 보는 국민의 시선은 갈수록 차가워지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더욱 절실해지는 작금의 상황에서 재벌개혁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까.

진영에 따라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경제 민주화와 관련, 좌우를 넘어선 사회적 경제를 강조하는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는 정치 논리가 아닌 경제적 이유로 재벌 문제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우석훈 박사는 17일 재벌개혁을 주제로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사회와 재벌의 관계 재구성'이란 관점에서 답변을 내놨다. 그는 또 과거 재벌 위주 성장의 한계를 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데 있어 '부드러움'을 역설했다.

◇ "'광주형 일자리', 한국 자본주의 다음 단계의 첫 출발"

우석훈 박사는 "지난 10년간 진행된 '자본 대 노동' 논리의 연장선에서 한국의 경제민주화 논의가 이뤄졌다"며 "성과가 없는 건 아니지만 한국경제에서 중견·중소기업이 아닌 대기업 지분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 길을 묻다] 우석훈 경제학자 인터뷰(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우석훈 경제학자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3.17

이런 재벌 쏠림 현상이 커진 상황에서 임금과 기술 혁신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대기업과 사회, 국가의 관계를 재정립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계의 재구성' 해법으로 '광주형 일자리'를 제시하며 "광주형 일자리는 한국 자본주의의 성격에 관한 것으로 사회와 재벌 사이에서 임금을 둘러싼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우선 대기업의 임금 한계와 관련해 현대자동차는 인건비의 생산비 비중이 높아져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고, 기존 노동자는 적용하지 않더라도 결국 신규채용은 광주형 일자리를 보편화해서 전환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지역의 복지혜택이 많은 선진국 노동자는 총소비의 절반 정도가 복지로 해결되는데 한국은 90%를 임금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임금 인상이 이뤄졌다며 "이제 버티기 어려울 때까지 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회도 일자리를 위해서 대화할 여지가 없는 게 아니다"며 "임금을 줄이더라도 주택을 포함한 통합 인프라를 구축하고 문화도 일정 수준을 갖춰주는 것을 지역사회와 연계한다면 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국가 역시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해도 형식적 일자리라는 한계가 있지만, 광주형 일자리처럼 사회 서비스와 결합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수출 보조금을 다시 살리는 것과 비슷한 효과"라며 "세계무역기구(WTO)가 연구·개발(R&D) 지원도 공공기술 문제로 지적하는데 임금으로 주는 게 아니라 노동자의 하우징 등 사회적 비용을 지자체를 통해 준다면 복지이자 지역경제 사업이 된다. WTO는 지역경제 지원을 포괄적으로 허용하고 있어 문제 될 게 없다"라고 설명했다.

광주형 일자리 (CG)

아울러 그는 지난 대선 과정은 청산 국면이었기 때문에 이런 사회적 대타협 논의가 내세워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사회와 대기업 사이의 '관계의 재구성'이란 것은 이제 경제적 이유로 필요한 상황이 됐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요 제조업체가 고용을 늘리고 임금이 기존 노동자보다 낮아도 실질적 생활 수준이 내려가지 않도록 중앙과 지방정부가 복지에 최선을 다한다면 과거의 토건을 통한 균형 발전이 아니라 일자리를 통한 균형 발전"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재벌이 사회적 기여를 체계화하고 사회적 책임, 직장 민주주의 등을 선언하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논의 방향이 "더 부드럽지만, 더 길게 갈 수 있는 것"이라며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와 현대차로만 좁게 볼 것이 아니라 한국 자본주의가 다음 단계로 들어가는 첫 출발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재벌도 자율적으로 변모해야"

우석훈 박사는 광주형 일자리의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재벌정책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것과 함께 이런 대안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지역에서도 광주형 일자리를 적용하려는 시도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어느 정도 되느냐에 따라 이론적으로는 모든 모델이 가능하다"라며 다른 업종으로의 확산에 대해서도 "자동차업계의 과점화 과정에서 생긴 건데 사실 제조업 다수가 과점 시장이라서 적용될 여지가 많다"고 했다.

다만 임금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고 복지를 확충해 일자리는 늘리는 것까지는 가능성이 크지만, 혁신이나 생산성 확대로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우석훈 박사는 경제민주화의 재벌개혁과 관련한 지금까지 논의는 "나쁜 짓 못 하게 하자"였는데 경영권 승계 때 일감 몰아주기나 업적 몰아주기를 통한 초고속 승진 등등 잘못된 관행은 여전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새로운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나쁜 짓을 하지 말자'가 재벌과 한국사회의 관계에 전부는 아니다. 경제 주체이고 생산 주체인데 바뀌는 상황에 대해 새로운 대안을 타협할 필요가 생기는 것"이라며 "경제민주화로 논의했던 많은 제도와 장치가 사실 잘 이행이 안 됐는데, 그 이행과 동시에 미래의 한국경제 그림들을 새롭게 논의할 테이블이 필요하다. 이행이 잘 됐으면 미래 논의로 쉽게 넘어갔을 수 있겠지만, 잘못된 게 있는 상태에서 정부가 지원하자고 누구도 편하게 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재벌개혁을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것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협력방안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이런 정해지지 않은 미래를 논의할 수 있는 시기는 정부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기 전"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한진가(家) 갑질 사태를 예로 들며 촛불 정국 이후 국민의 재벌에 대한 수용성이 바뀌었다는 점에서 재벌도 바뀐 여건에 맞춰 자율적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을 과거처럼 관리하면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생겨서 상법을 고쳐서 사외이사제를 도입하고 감사위원회도 만들었는데, 부작용이 생겼다. 사외이사는 헐값에 로비할 수 있는 공식 로비 창구가 됐고, 감사위원장은 대개 사외이사가 맡아 내부 견제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재벌의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한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국경제 길을 묻다] 인터뷰하는 우석훈 경제학자(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우석훈 경제학자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3.17

재벌의 경영권 세습에 대해서는 "상속 자본주의는 21세기의 질문"이라며 토마 피케티를 인용하면서 한국처럼 대놓고 3세 경영하는 사례는 외국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갈라파고스처럼 됐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그는 1990년대 세계화, 신자유주의가 진행되면서 국가의 의미는 줄어들고 시장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20년이 지난 현재 국가가 어떤 체계를 갖추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과가 달라졌다며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화 이후에도 여전히 국가가 어떤 정책을 쓰느냐가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고, 어떤 면에서는 더 강화된 측면도 있다"고도 했다.

우 박사는 혁신성장 정책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팹랩(fablab·fabrication laboratory)'은 풀뿌리 민주주의와 기술이 결합하면서 혁신이 나왔는데,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팹랩은 없어지고 규제 완화만 남았다"라고 지적했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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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연재를 시작했다. '유익한 제안'이라는 컨셉으로 가보려고 한다. 뭘 하면 좋을지, 뭘 고쳐야 할지, 그런 내용들을 위주로 하려고 한다. 얼마나 얘깃거리를 발굴할지, 아직은 좀 더 생각해보려고 한다.

 

http://www.ohmynews.com/NWS_Web/Event/Premium/at_pg.aspx?CNTN_CD=A0002518233&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 똑바로 쓴 경제이야기 1
  • 토건 이긴 정권 없었다
    이제 탈토건 위원회를 만들자

    [똑경제-우석훈의 생각] 지역숙원사업, 삭발, 상경투쟁 언제까지 할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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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칼럼 연재..

    낸글 2018. 11. 1. 14:38

    한동안 칼럼 쉬었는데, 내년부터 연재해달라는 부탁이 와서.. 그냥 먼저 오는 것. 한동안 정책에 관한 것들을 주로 썼는데, 한국 경제의 근본 체질에 관한 것 혹은 기본에 관한 것들을 써보려고 한다.

    이런 말 하면 동료들한테 미안하기는 한데, 느무느무 양아치처럼 국민경제를 운용한다. 이게 청와대나 기재부 욕만 한다고 될 일은 아닌 것 같다.

    돈 생기자마자 포르쉐 사는 사람들을 봤다. 참 품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르쉐나 람보기니가 품위를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대가리에 똥만 들었다는 느끼만 주지..

    나는 품위를 추구한다.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도 최소한의 품위를 지킬 수 있고, 그런 게 보장받는 나라를 원한다. 좋은 경제는 어렵고 힘들게 살아도 잠시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산책하는 사람에게 품위가 느껴질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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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news.joins.com/article/23052282#none

     

     

    강남 학생들에게도 임대주택 친구들이 필요하다...

     

    (퍼트남과의 티타임..)

     

    우석훈

    우석훈

    로버트 퍼트넘 하버드대 교수를 굳이 설명하자면 사회과학의 록스타라고 할 수 있다. ‘볼링 얼론(bowling alone)’, 혼자 볼링 치는 사람들에 관한 은유 하나로 클린턴 시절 전세계를 흔들었다. 그리고 이 얘기로 클린턴을 만나서 대통령에게 자문하고 조언하는 사람이 되었다. 『88만원 세대』를 쓸 때에는 솔직히 퍼트넘도 몰랐고, ‘볼링 얼론’도 몰랐다. 나중에 동료 사회학자가 얘기해줘서 알았다.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이 본 퍼트넘
    부자·가난한 사람들 섞여살 때
    분리 현상 없어 모두에게 유리

    그런 퍼트넘 내외와 차 한 잔 마실 기회가 생겼다. 서울 망원동 월드컵 시장의 실험적 지역 카페에서 만났다. 솔직히 설레었다. 점잖고 똑똑하다, 내가 그에게 느낀 감정이다. “학교가 중요한 건 아니죠.” 그가 해준 얘기는 이 한 마디에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부자 지역과 가난한 지역의 격차 현상이 학생들의 삶 그리고 그들의 운명이 되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그 차이를 학교의 차이에서 보려고 한다. 부자 동네에는 좋은 학교가, 가난한 동네에는 나쁜 학교가, 그렇게 보인다. 그리고 그 학교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학교에 투자하는데 그게 유효한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 퍼트넘의 설명이다.
     
    사회적 자본이라는 그의 용어를 사용하면 결국 부자들은 더 튼튼한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그런 것들이 자식의 성공에 좀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교육 실험 얘기 하나를 해주었다. 인근의 부자 학교와 가난한 학교에서 각각 학생을 교환하는 실험을 했다. 부자 학교로 간 가난한 학생들의 성취가 높았던 반면 가난한 학교로 간 잘 사는 동네의 학생들은 크게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지역별로 혹은 계층별로 분리되는 현상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인 것 같다. 그리고 어린 시절 자신이 살았던 가난한 동네 얘기를 해주었다. 미국이 원래 지금 같지는 않았는데 최근에 지역적 분리 현상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대규모 임대주택에서 발생한 사회적 문제로 인하여 ‘소셜 믹스(social mix·사회계층 혼합)’라는 결론을 얻었다. 유사한 얘기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같은 지역에 적절하게 섞여 살 때 분리 현상이 벌어지지 않고 모두에게도 유리해진다. 극단적으로 벌어지면 요새(要塞) 주택, 요새 도로가 나타나 결국 총 들고 부자들을 지키게 된다. 좋은 학군과 아파트값 비싼 동네, 우리에게도 이런 분리가 남의 일은 아니다. 임대주택 들어온다고 난리 치고, 임대 아파트 학생들 안 받겠다고 부모들도 난리 친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경제력에 따라서 자녀들의 삶도 분리되는 현상을 줄일 것인가, 퍼트넘은 자신의 인생을 건 것 같다. ‘볼링 얼론’ 시절에 자신은 좀 더 보편적이었다고 말한다. “이젠 좀 더 래디컬해지려고 합니다.” 미국의 계층 분리 현상에 설명하면서 퍼트넘은 ‘래디컬’이라는 단어를 썼다. 개별적 부모들은 임대주택 집안의 자녀를 희생시키려 하지만, 국가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분리 대신 통합, 우리도 깊게 고민해야 하는 순간이다. 강남 학생들에게도 임대주택 친구들이 필요하다, 길게 보면….
     
    우석훈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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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만의 기고문

    낸글 2018. 8. 28. 11:44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66677&PAGE_CD=N0002&CMPT_CD=M0111

    김 & 장, 둘 다 놓친 것

    [주장] 경제부총리나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사회적경제'와 '제조업 경쟁력'엔 무관심

    18.08.27 19:03l최종 업데이트 18.08.27 19:0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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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드저널 기고문...

     

    https://brunch.co.kr/@boldjournalcom/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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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6월 촛불집회 이후 처음 지방선거가 열린다. 거대한 흐름 이후, 과연 우리에게 변화가 생겼을까? 지금까지 지방선거는 토건의 향연장이었다. 간선도로, 광역철도, 다리, 여야 상관없이 토건과 더 큰 토건이 맞붙었다. 그리고 결국 복지와 문화에 들어갈 돈을 토건이 빨아갔다.

    전북에서는 노태우 이후로 변함없는 숙원사업이었던 새만금에 신공항을 본격 추진한다. 광주에서는 5·18을 기념하여 518미터짜리 초대형 타워를 신설한다고 한다. 광역 단위로 주요한 것만 그렇고, 기초 단위의 토건도 이제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이다. 이미 서울시장 후보에서 사퇴한 정봉주는 출마의 변으로 서울 주요 간선도로의 지하화를 제시한 적이 있다. 이미 주택 시장의 제일 큰 변수는 지하화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40813.html#csidx4fe9c61827398b7bfc74c53071cc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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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자 아빠의 한푼두푼

    우리는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가?

    곤히 잠든 아이들 보며 공적 영역의 사랑을 생각하다.

    제1177호
    등록 : 2017-09-01 22:11 수정 : 2017-09-0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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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을 잡고 잠든 4살·6살 형제. 우석훈

    나는 4살·6살, 두 아이의 아빠다. 밤 11시, 아이들이 잘 자는지 방에 들어가보았다. 형과 동생, 엉망으로 누운 두 아이가 손잡은 채 자고 있었다. 다른 집 아이들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가끔 손을 잡고 잔다. 돌 지나 자녀를 따로 재우고 각방을 주는 미국식 육아에선 보기 어려운 모습일 것이다.

    손잡고 자는 아이들을 볼 때면 그래도 세상이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낮 시간에 두 형제가 늘 행복하고 편안한 모습만 연출하는 것은 아니다. 형은 자기 장난감을 동생이 만지지 못하게 고집을 피우고, 동생은 손에 쥔 것을 다시 안 빼앗기려 안간힘을 쓴다. 이따금 갈등이 격렬해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아이들에게 손들기 벌을 세운다. 이렇게 형제는 티격태격하며 가장 친한 친구로 나이 들어갈 것이다.

    사람의 삶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으로 나뉜다. 사적 영역을 움직이는 최대의 힘은 여전히 사랑일 것이다. 그렇다면 공적 영역을 움직이는 힘은? 한쪽에 돈과 권력이 있고, 다른 한쪽에 정의와 올바름이 있다. 그리고 가끔 재미와 관련된 것이 있다. 지난 10년 동안 방송 포맷으로 자리잡은 그룹토크, 일명 ‘떼토크’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선에서 재미를 추구한다. ‘공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 공과 사의 경계는 모호하고 때로 그것이 숙명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공적 영역에서 우리는 정치, 부당한 권력, 인권과 생태의 문제, 분단 조국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사랑에 대해 얘기하는 일은 드물다. 공적 영역에서 이뤄지는 사랑 이야기는 국가나 자신이 나고 자란 지역, 즉 애국심이나 향토애인 경우가 많다. 애국심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지난겨울 등장한 ‘태극기집회’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고향에 대한 사랑은 새만금 개발처럼 지역 ‘숙원 사업’ 형태로 종종 등장한다. 이것들은 공적 자리에선 무시해버리면 그만이지만 삶의 공간에선 그리 간단치 않다. 한겨울 헌법재판소 앞에 선 ‘태극기 할아버지들’ 무리에 나의 아버지가 계셨다. 언젠가 지금 손잡고 자는 저 두 아들이 나에게 ‘급진좌파’ 혹은 ‘생태근본주의자’라고 손가락질할지 모른다.

    21세기 들어 경쟁에 대해 무수히 많은 담론이 벌어졌다. 시장주의가 더 강해지면서 경쟁의 효용성 등 위험한 주제를 논의하게 된다. 그러나 경쟁의 또 다른 축인 사랑에 대한 얘기는 별로 들어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질문해본다. 우리는 지금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가? 지난겨울 촛불집회가 끝나고, 대선을 치렀고, 새 정부가 들어섰다. 과연 증오·대결하는 시대를 종료하고 더 많이 서로 사랑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가? 끔찍하게 퇴행적인 시대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우린 더 많이 사랑하고, 사랑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해야 한다. 미워할 이유를 성토하는 데 모든 힘을 쏟아부었던 시대를 지나, 서로 사랑할 이유를 더 많이 얘기하는 공적 영역이 되었으면 좋겠다. 손잡고 잠이 든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해보는 생각이다.

    우석훈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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