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경계도시>는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이다. 그리고 앞으로 생각할 거리를 더 많이 만들어줄 것이다.

 

독립영화라고 사람들이 우습게 생각할지 몰라도, 이게 메인 카메라만 다섯 대인가가 들어간 영화이고, 이 때 여기에 같이 있었던 사람들 중 상당수는 나중에 아주 유명한 영화의 촬영감독들이 되었다.

 

요즘 같은 다큐 분위기에서, 그야말로 초대형 블록버스터인 셈이다. 이제 우리는 이렇게 큰 다큐를, 다시는 찍기가 어렵다. 유인촌과 함께, 우리는 다큐 공멸의 시대로 열심히 가는 중이다.

 

게다가 이 영화는 우연의 산물이다. 원래 기획했던 혹은 의도했던 플롯은 다 사라지고, 그야말로 사태의 추이에 따라서, 일딴 찍어두고 보자, 그렇게 만들어진 얘기이다. 연출도 기획도 없고, 카메라 안과 카메라 밖의 구분도 별로 없다. 우리 모두가 공동으로 참여해서 만들어낸 한 사건에 공등 출연인 셈이다.

 

만 명이라는 숫자를 보고, 이것저것 생각이 많이 든다.

 

사회과학에서, 만 권, 참 대단한 숫자이다. 내 책 중에 만 권 넘은게? 음, 몇 권 안되고, 최근 책들은, 만 권 택도 없다.

 

영화 <경계도시>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았다. 영화평 숫자로는, 이게 기록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형태로 많은 사람들이 매체를 통해서든, 블로그를 통해서든, 힘을 모았었다.

 

하여간 생각할 거리를 여전히 많이 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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