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유신회는, 이름만 들어도 '애비'였다. 그냥 그런 극우파 정당 있나보다, 그러고 말았다. 설명을 몇 번 들었는데도 일본의 집권 구조가 너무 복잡해서 듣고도 맨날 까먹었다. 일본 민주당 이름이 없어진 이후로는 정말 너무 어려워졌다. 당 이름하고 주요 정책이 잘 연결이 안 된다. 외우는 수밖에 없는데, 외워도 맨날 까먹는다. 거기에 유신회까지, 도저히 무리라는 생각을 몇 번. 

저출산 대책으로 일본유신회에서 대학교까지 무상으로 하자는 얘기가 나온 걸 보고, 정말로 깜놀. 

늘상 하는 얘기지만,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대학국유화하고 사실상 무상으로 전환한 게 좌파들이 했던 게 아니다. 주장은 할 수 있지만, 그걸 실제로 할 힘은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68 이후, 정권 유지가 어려워지니까 보수들이 나서서 그렇게 했다. 교육부 장관이 대학 총장들을 불렀댄다.

총장님들, 우리가 다 죽게 생겼습니다. 이 정도는 해주셔야겠다는.. 

그 과정에서 아주 유명해진 얘기가 수영장에 간 교육부 장관이라는 에피소드라고 들었다. 학생들이 학교 수영장에서 농성하고 있었는데, 결국 밀려서 수영장에 빠졌다고 한다. 나도 전설처럼 수업 시간에 들은 얘기다. 

일본유신회에서 아예 대학까지 무상으로 하자는 주장을 보면서, 자본주의의 중대한 전환기에 벌어졌던 사건들 생각이 머리 속에서 주루룩 나왔다. 

일본은 좀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해법이라고 제시되는 의견이 나오면 하기는 한다. 인구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1억총활약상'이라는 골 때리는 이름의 부처가 생겼을 때, 그게 뭘 하겠냐고 했지만, 출생률 하락을 멈추고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린이청도 만들었다. 

우리는 '한국 모델'이라고 말은 하지만, 중요한 변화는 결국 외국에서 뭔가 해야 생겨나는 건 아직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산을 팔거니 말거니, 그런 여당 유력 대표의 "내 맘대로 할 거야", 이런 뉴스 보다가 일본유신회의 '대학까지 무상', 그런 얘기 들으면 보수의 스펙트럼이 넓어도 너무 넓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1081014.html?_fr=mt2 

 

일 출산율, 한국보다 낫지만…고등학교까지 아동수당론 ‘탄력’

지난해 신생아수 80만선 처음 무너질듯기시다 “벼랑끝, 다른 차원 대책 필요”

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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