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에는 별 사연이 없다가 지난 겨울에 약간의 사연이 생겼다. 


아버지가 암으로 쓰러지신 후, 주말에 병실에 있었다. 코로나로 병실 외출도 쉽지 않고, 이래저래 간단한 빵들을 병원 앞에 있는 파리 바게뜨에서 좀 사다 놓았다. 아버지가 찹쌀 도너츠 드시고 싶다고 하셨다. 그날부터 도너츠랑 카스테라 같은 것들을 드시기 시작하셨다. 입맛 없다고 아무 것도 안 드시던 때였는데, 그때부터 죽을 좀 드셨다. 아버지는 그 후 6개월 정도 버티셨다. 


어머니에게 아버지가 아무 것도 안 드시다가 도너츠를 드시기 시작하셨다고 전화했더니.. 어머니는 그런 건 건강에 안 좋고 고지혈증 생긴다고, 드리지 말고 감춰두라고 하셨다. 어머니가 치매가 심해지신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나중에는 내가 자리를 비웠을 때에는 파리 바게트 종이봉투에서 드시고 싶은 빵을 집어 드셨다. 아버지와의 마지막 기억들이 파리 바케뜨와 함께 있게 되었다. 병원 근처에 있던 유일한 빵집이었다. 


그리고는 포켓몬 빵.. 그나마 요즘은 동네 구멍가게에서 이름을 적어놓고 예약을 받으면서 좀 나아졌지만, 초창기 때에는 이거 구하느라고 나도 애 좀 먹었다. 


네이버 노조에 대해서 살펴보던 시절, 파리바게뜨와 네이버 등이 민주노총 화섬노조 소속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중에 이름을 바꾸었다. 


문제야 풀라고 있는 것.. 나도 당분간 파리 바게뜨 가는 건 그만하려고 한다. 포켓몬 빵 그만 사는 건, 그건 좀 어렵다. 내가 어쩔 수 있는 범위 바깥의 일. 

https://news.v.daum.net/v/20220613145342965

'책에 대한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지막 종강..  (4) 2022.06.17
투수 김진성  (1) 2022.06.14
윤석열의 시간  (3) 2022.06.10
뭐하고 사는지..  (0) 2022.06.08
도토리 키재기  (25) 2022.06.03
Posted by retired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