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자, 우리는 좌파다", 요렇게 좌파 에세이 제목을 잡고, 첫 번째 파일을 만들었다. 웃기는 방법은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웃기는 것 외에는 살아날 방법이 없는 것 같다. 

한국은 요즘 꼭 훌리건들 전성시대인 것 같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쭉 몰려다니면서 행패들이다. 이걸 점잖게 표현하면, 미국식으로 정치 양극화다. 진영 논리가 극대화되면서 선택을 강요 받는다. 

평생 그 안에서 살면서 ‘진보’로 분류되면서 살았는데, 문득 돌아보니까 나도 50대 중반이다. 이 나이에도 어벙벙하고 있다가는 평생 나의 정체성은 한 번도 얘기해보지 못한 채로 임종을 맞을 것 같다. 뭔, 바보 같은 짓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나는 꿈도 없고, 되고 싶은 것도 없다. 꿈도 없고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사람이 얼마나 황당한지, 그런 얘기가 한 번 해보고 싶어졌다. 

내가 한국의 운동권의 소위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서 제일 끔찍하게 싫었던 것은 위선이나 그런 것도 아니고, 지독할 정도의 경건주의가 아닌가 싶다. 하이고!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 그렇게 좋았던 것이, 그게 바로 중세가 가지고 있는 경건주의를 허물 수 있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희곡의 2편, 코미디 책이 아랍에서 유럽으로 돌아오게 된 사건! 그 책을 만진 자는 다 죽였다. 그 얘기가 너무너무 좋았다. 

웃기려고 한다고 내가 얼마나 웃기겠나. 그렇지만 그렇게 마음을 먹어야 엄숙주의로부터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진보의 엄숙주의, 난 그게 느무느무 싫었다. 

그런 얘기들을 차분하게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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