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없어서 예전에 살던 집 전세가 찾아봤더니 6 억이다. 아니 그런 한 동짜리 낡은 아파트가 뭔 소리야 싶게, 헉 소리 났다.

전세가가 황당하게 높은 것도 높지만, 전세든 월세든, 별로 없다. 그 동네에 익숙한 아파트들도 좀 보니까, 진짜 별로 없다.

내가 그 아파트 처음 살 때, 정신 없이 바빴다. 이거다 싶었을 때 좀 일찍 샀으면 1억 미만에도 가능했었다. 계속 외국 가고 정신 없이, 몸도 마음도 지쳐 있던 시절. 결국 1억 3천인가 주고 샀던 기억이다. 그때도 많이 올랐는데, 그냥 있으면 확 더 올라갈 것 같아서, 허겁지겁. 게으른 내 잘못이다 하고..

집값이 진짜 얼척 없다. 예전 내 연봉이 좀 높기는 했다. 골프를 치나, 룸살롱을 가나, 결혼을 했나, 그렇다고 차를 비싼 걸 타나.. 그래도 강남 한 가운데는 많이 비싸지만, 거기 약간 피하면 집을 못 살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 그 정도 벌어서는 진짜 택도 없다. 내가 20대 후반에 현대 과장이었고, 서른 살 먹자마자 부장이었다. 그것도 큰 정부기관.. 그래서 좀 잘 받았던 데다가 그때만 해도 박사 수당이 있어서, 조금 더 줬다. 그리고도 인센티브 같은 거 잘 받아서, 꽤 넉넉하기는 했는데.. 그래봐야 월급쟁이, 요즘 시세로 환산해보면 그렇게 환상적인 돈은 아니다. 지금 같아서는 집은 커녕, 전세금도 마련하기 어려워서 쩔쩔 맸을 것 같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게 넋 놓고 한가한 소리들 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다. 일본 경제가 우스워 보여도, 거긴 버블은 어느 정도 잡은 상태다. 우리 보다 오래 버틸 가능성이 높다.

국가 비상사태 같은 거 선언한다고 해도 하나도 안 이상할텐데, 변창흠 같은 띨빵한 인사 앉혀놓고 변창흠 발 뉴타운 같은 거 하면서.. 그야말로 말의 성찬이다. 나야 개인적으로 변창흠한테 아무 감정 없지만, 경제 정책 같은 높은 수준으로 이런저런 고민할 정도는 아닌, 그냥 마음씨 좀 착한 띨빵한 인사 아닌가 싶다.

비상사태라는 긴장감이 전혀 없어 보인다. 한국은행은 그건 나의 일이 아니야, 뒷짐 지고 있고, 청와대 등 경제팀은 전부 변창흠 뒤에 숨어서.. 정책은 안 하고, 정치들만 하는 것 같다.

가당치도 않은 집값을 보니까, 이게 진짜로 보통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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