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 총리로서 썩 괜찮게 했다는 데에는 나도 동의한다. 최상이었냐고 하면, 그런 건 아닌데,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 정도.. 하여간 별 목소리 없이, 무탈하게 총리직을 수행했다.

이제 그는 당 대표가 되었다. 당 대표는 총리와는 다르고, 또 달라야 한다. 그런데 이번 4차 추경까지 가는 과정을 보면, 총리 이낙연과 당 대표 이낙연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총리 주제로 앞으로의 코로나 정책 방향에 관한 당정청 협의회에서 모두 발언을 잠시 보았다. 총리 공관에서 열린 자리라서 더 그런 느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총리 뒤에 대표로서 얘기를 하는데, 대표라는 느낌 보다는 총리 발언 뒤에 부총리 얘기하는 것 같았다. 내용으로 보면 더 그렇다. 총리가 하는 얘기에, 옳고, 맞소,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 느낌이 강했다. 뭐야, 이건.

당이란 무엇인가, 그런 걸 잠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정권을 만들어내는 원천의 힘이 당이고, 그걸 유지하는 힘도 당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집권당의 산물이 정권이고, 정부인 것이고..

총리 시절에 하던 것처럼 대통령이 얘기한 것을 일사불란하게 집행하고, 약간의 양념을 추가하는 것.. 당 대표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총리의 임명권자는 대통령이지만, 당 대표의 임명권자는 당원과 국민이다. 그런 점에서 이낙연의 목소리를 사람들이 귀기울여서 보게 되는데..

지금 같으면 전혀 귀 기울여 들을 필요가 없는 사람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 같다.

대통령이 하는 얘기를 총리가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가, 그게 지금 국면에서 1차 촛점이라면, 당 대표로서는 실격이다. 있으나 마나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세균은 여우 스타일이다. 대통령의 얘기를 기계적으로 다 받지는 않는다. 슬쩍슬쩍, 자기 의견을 넣는다. 2차 추경, 그러니까 온국민 지급을 하게 되던 결정적 계기는 정세균이 마련했다. 어느 정도 다 주는 걸로 의견이 수렴되어 가는 과정에서 지재부 실무자들이 개겼다.. 정부 내에서 다른 목소리 나오는 건 곤란하다고, 기재부 깨갱.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재난 지원금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 판에는? 상황 보면서, 정세균은 머리 안 드는 걸로 . 그렇게 상황 정리?

당 대표가 대통령 보고, 총리 보고, 그리고 자기 얘기를, "네, 저도 그렇습니다", 그러면 일상적인 정책을 당에다 얘기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거수기.. 뭐하러 힘들게 그 사람들한테 이것저것 설명하고 그러냐. 그냥 속 편하게 청와대에 줄 대지.

이낙연이 당대표로서 자기 존재를 가질 수 있는 시간도 그리 길게 남지 않은 것 같다. 추석 지나고 나면, 한국에서는 대체적으로 상황이 종료다.

저 사람은 대선 나올 때까지는 그냥 머리 숙이고 있겠구나, 아 네..

그런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굳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겠나? 이낙연은 지금 이 질문 앞에 서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부총리급의 당 대표,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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