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시민단체가 견제하고 시민단체는 누가 견제하나?

정부에 참여한 시민단체 간부가 너무 많기는 하다. 그래서 '참여' 연대가 이래저래 욕 많이 먹지만, 그건 지역에 있는 어지간한 단체들도 마찬가지다.

'한 자리'를 위한 시민활동인가, 그런 내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시민단체와 정부의 경계선이 애매모호하다 보니까 특정 사업들의 경우는, 이게 단체 일인지 정부 일인지, 그 경계가 간당간당하다.

그렇기는 한데..

시민단체는 지금 전례 없는 위기의 순간을 지나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청원하는 게 시민단체를 만들고, 후원하고, 지지하고, 그런 것보다 간단하니까..

시민단체 전체를 합친 힘 보다 청와대 청원 홈페이지 힘이 더 강할 정도다.

참여연대, 경실련, 이런 참여 많은 단체들 빼면.. 현실은 매우 어렵고,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렵다.

환경단체만 해도 그렇다. 그린피스 등 외국 NGO 쪽으로 후원이 다 몰리니까, 국내 단체들은 활동가 충원은 커녕 기본 유지도 아주 어렵다.

시민단체의 단물은 청와대랑 정부기관들 그리고 외국 NGO가 다 빼버리고 나니까, 유명한 단체 아닌 곳들 혹은 로컬 NGO들, 완전히 돌아버릴 지경이다.

시민단체가 썪었다는 비난과 재정 여력이 없어서 굶어죽게 생긴 현실적 곤란이 동시에 존재하는..

그야말로 조중동이 특급으로 모시는 그런 유명단체만 시민단체인 것은 아니다.

정부에 참여 너무 많이 한다는 비난은 감수하겠지만, 잔고가 텅텅 비는 현실은 감수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이럴 거면 시민단체 다 문 닫고, 그냥 청와대 청원만 올리면 대한민국 좋아질 건가?

위기의 시민단체가 처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은 정말 아무도 없다. 다들 죽어라, 죽어라고만 한다. 그냥 여기서 같이 죽을까?

안스러워 못 보겠다..

Posted by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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