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보면서 지낸 게 이제 4년째다.

큰 애 여름 방학이라, 조건이 아주 가혹하다.

멀리 출퇴근하는 아내가 운전이 너무 힘들다고 그냥 대중교통으로 가기로 했다.

아침에 크게 한 바퀴 돌아서, 온 식구 셔틀을 한 번 운행한다.

그리고 오후에 큰 애 태권도장 보낸다. 화목으로는 수영장 보내고, 잠깐 데리고 있다가 태권도장 보낸다.

저녁 때 애들 데리고 오는 셔틀 다시 한 번.

틈틈이 수영장을 가려고 하는데,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가는 게 해보니까 최대치다. 계획은 매일인데, 그렇게는 좀 어렵다.

이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나면, 진짜 내가 뭐하고 시간을 보냈는지, 아무 생각이 없다.

그리고 주말에는 진짜 뺑뺑이가 기다린다.

좀 있다 큰 애 여름방학 끝나면 그래도 이런 루틴이 조금은 더 단순해진다. 시간 지나기만 손 꼽아 기다린다.

한 달 내내 지속된 이런 루틴도 가을부터는 조금 변화를 주려고 한다.

점심 때 출판사 사람들도 만나고, 밥도 같이 먹고 했었다. 그것도 이제는 부담스럽다.

저녁 때 주로 가던 수영장을 점심으로 옮겨서, 그래도 일주일에 수영 세 번은 하려고 한다. 4년 동안 애들 키우면서 몸이 개판이 되었다. 앞으로 1년 간은 크게 욕심 가지지 않고, 그냥 삶의 루틴대로 살아볼까 한다.

왜 1년? 뭐, 2년이라고 하기가 너무 막막하니까.

그 동안에 나의 목표는 딱 한 가지다. '무짜증 인생'.. 이거, 어렵다. 하루에도 몇 번씩, 확 뚜껑 열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때마다 '무짜증 인생'에 대해서 생각한다.

나이가 50이 넘었는데, 루틴대로 살면서 짜증이나 내고 있다는 사실을 내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엄청난 인격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짜증 안 내는 정도는 해야할 것 아닌가 싶다.

인격적으로 엄청난 사람이 될 희망은 없지만, 그래도 일상의 소소한 일에 짜증내지 않을 정도의 삶은 살고 싶다. 그것도 못하면 내가 너무 불쌍할 것 같다.

별 엄청난 걸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소소하고 작은 일들에 짜증이나 나는 살을 산다면.. 그런 흉한 모습이 내 삶이 되지는 않았으면 싶다.

그나마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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