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애들 학교 보내고 돌아오면 좀 더 잘지, 뭘 좀 할지, 고민하게 된다. 다시 자기도 그렇고.

나는 20대부터 명분만 있으면 늘 남들 돕는 일을 피하지 않았다. 괜히도 해주고, 그냥도 해주고.

지나보니까, 그걸 고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00명 중의 한 명 정도인 것 같다. 대부분 자기가 잘 나서, 이런저런 사람들이 기꺼이 도와준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고. 나중에 논리든 데이타든 혹은 그 해석이든, 뭐가 좀 이상하다고 얘기하면 불 같이 화를 낸다. 니가 뭔데 지랄이냐.. 초기 오류는 초기에 잡는 게 좋은데, 그 정도 되면 이제 남의 말을 잘 안 듣는다. 니 맘대로 하세요..

그렇게 살다 보니까, 내 몸에 밴 게.. 누가 조금이라도 도와주거나 도와주려고 하면, 고맙다고 어떻게든 표시를 하거나, 혹 못하더라도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하고. 그러면? 밥은 굶지는 않는 것 같다.

사람이 대개 그렇다. 어려울 때에는 뭐라도 고맙다가, 일단 자기 위치가 형성되면 "내가 잘 나서", 그렇게 미화하는 자세가 된다.

거기에 한 술 더 뜨면, "내가 하는 일이 정의다" 바로 시대가 이걸 요구하기 때문이다.. 물론 시민단체에도 그런 일들은 비일비재한데, 워낙 우리가 먹고 살기가 어려우니까, 그런 자부심이라도 없으면 우울증 직빵이라, 그렇지, 그렇지, 그렇게 살아야지..

정부에 들어간 공직자 혹은 공무원들이 실제로는 공무원들한테는 찍소리도 못하면서 어영부영, 잘난 척 하면.. 네, 그러세요, 요즘은 바로 전화 끊어버린다. 내 코가 석자라서, 그 얘기까지 들어줄 형편은 아닌.

이런저런 생각을 잠시 하다가.. 그래, 지금 내 코가 석자지. 그렇게 다시 편하게 마음을 먹는다.

이방원이 참 말 잘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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