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박사라는 여행사는 여러 가지로 연구대상이다. 이제 쉰 살 가량 된 신창연 대표는 어쨌든 화제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다.  스타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화재성 만큼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자잘한 얘기는 다 빼더라도, 일단 아침 회의는 없고, 출근은 점심 식사 전에만 오면 되는 게 원칙이다. 필요하면 재택근무를 해도 된다. 20% 가량의 직원은 회사 사옥에서 산다. 출퇴근 거리가 3시간이 넘으면 사옥에 들어갈 수 있다. 복지는, 일반 회사 기준으로는 상상 초월이다.

 

정년 없고, 해고 없다. 툭하면 이런저런 명목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원리는 간단하다. 사장이 경영 이득에 대해서 관여하거나 챙겨가지 않으니까, 이익이 생기면 직원들이 알아서 나눠가지면 된다. 방법은, 자기들이 결정하면 된다.

 

여기에 입사에 대표나 임원들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 학력란은 기재할 수 없게 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팀장 등 간부는 직선제로 뽑는다는 것. 연임을 위해서는 2년차 60%, 3년차 70%의 지지율을 받아야 한다. 간단히 말하면, 20세 고졸 신입사원도 팀장이 될 수 있다는 거.

 

 

이 시스템이 과연 돌아갈 수 있을까 그런 질문이 많았을텐데, 나는 돌아갈 수 있다고 보았다. 이게 포디즘으로 꽉 짜여진, 그리하여 획일적일 수 밖에 없는 전통적인 제조업에서도 효율성을 보일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독일에서 경영위원회에 노동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걸 보면, 불가능할 것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하여간 상당히 유연하고 아이디어가 중요한 여행업에서는 일단 가능하다는 것이 어느 정도 입증은 된 듯 싶다.

 

그러나 서비스가 과연 좋을까, 어떤 차이가 있을까? 나는 원래 의심이 많으니까, 당장 여행박사 홈피에 방문했다. 일본은 내가 해마다 2~3번씩 방문하는 곳이다. 당장 다음 달에도 일본에 간다.

 

5분 살펴본 결과, 대박 편안한 곳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일단 나는 일본에서 차를 렌트해야 하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데, 다음 달에 방문하는 히로시마는 아주 큰 메이저 여행사를 비롯해서, 국제예약이 안된다는 둥, 브랜치가 없다는 둥, 예약을 하고 히로시마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3분 정도 살펴본 후, 이 홈페이지를 통해서 토요타 시엔타 렌트의 예약 직전까지 갈 수 있었다. 여행에 관한 한, 나도 별 까탈스러운 취향을 가진 편인데, 다른 데는 몰라도 일본 여행에 관해서는 누적된 지식이 많은 곳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담당자가 자주 바뀌지 않고, 팀결정이 원할하게 이루어지는 곳에서 비로소 혁신이든 개선이든 생겨나는 것 아닌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절대 경쟁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생존은 가능한 수준이라고 본다.

 

게다가 올해는 엔화 약세, 한국으로 관광객을 데리고 오는 데는 아주 어렵고, 외국으로 관광객을 보내는 여행사는 올해 상당히 괜찮을 것이다. 이래저래, 여기는 올해 평온한 한 해를 보낼 듯 싶다.

 

 

며칠 만에 우리의 김미우씨가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 신입직원 뽑는 기준이, 일반적인 자기 소개서 대신 이색적인 사진을 찍는 거였다. 김미우씨가 나름대로 이색 사진을 연출해보기는 했는데, 중간에 흐름이 끊겨서 잠시 어색한 시간이.

 

아직은 우리는 이것저것 실험 중이다. 아직 더 맞춰봐야 할 구석이 많다.

 

내일은 창조경제편이다. 오 마이 갓! 김창경 전 교육부 차관이 나온다. 박근혜의 창조경제를 만들었다는 바로 그 사람이다. 프로 생긴 이후로 가장 핫한 인물이 직접 나온다. 손님 접대를 어떻게 해야할지, 벌써 머리가 욱신욱신하다.

 

 

Posted by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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