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렵게, 어렵게 아기가 태어났다.

 

옛날 같았으면, 산모나 아기가 다 위험한 상황이었을텐데, 어쨌든 결론적으로 무사하게 태어났다.

 

아이는 어떻게 키울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해보지는 못했다. 그냥 평범하고, 소박하게, 그 이상 깊이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날 닮았으면, 열 살이 되자마자 학교 안 간다고 하면서 쌩 난리칠 거고, 결국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수업은 농땡이를 치고 말 거다.

 

원래는 아이가 태어날 때쯤이면, 농촌으로 이사 가고, 뭔가 세상의 복잡한 것을 알기 전까지는 그냥 농부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생겨서 그렇게 되지는 못했고.

 

하여간 워낙 힘들게 태어나고, 날 때 고생을 많이 해서, 그냥 아프지나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 말고는 별 생각은 없다.

 

아기와의 첫 대면은 이렇게 지나갔다. 그저 무사하게 살아서 만난 것만으로도, 기뻐서 정신이 없었다.

 

'남들은 모르지.. > 명랑이 함께 하기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북과 생협의 서열 다툼  (3) 2012.08.21
외로운 야옹구  (15) 2012.08.19
폭우가 내리던 날  (3) 2012.08.16
젖 먹는 아기 고양이  (7) 2012.08.12
고양이들의 여름 나기  (8) 2012.08.07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