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쥐들의 안녕까지 걱정해야 하나?
이번 겨울이 참 춥다. 우리 집 고양은 결국 조그만 전기 장판을 하나 차지하고 거기에서 나오지를 않으려고 한다. 바깥에 있는 고양이들이 이번 겨울을 날까 싶어서 가끔 먹이를 주는데, 정말 싹싹 비워져 있다. 고양이 먹다 남긴 캔을 한 번 줘봤는데, 옆구리부터 물고 가는 게, 아, 원래 고양이들이 저렇게 먹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결국 국산 대형사료를 하나 사서 길냥이용으로 주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길냥이들한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매일 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골목길에서 오고 가면서 마주치는 고양이들, 며칠 전에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아서 덜컥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날 맑은 오후, 한 놈씩 움직이는 게 보여서 아직 살아들 있군…
길냥이한테 밥을 주는 사람들도 있고, 내 눈에는 잘 보이지도 않는데, 어디선가 죽어가는 길냥이가 그렇게 잘 보이는지, 10마리 넘게 키우는 고양이 엄마들도 있다. 내 주변에도 그런 줏어온 고양이 다섯 마리 키우는 에니메이션 화가가 있다.
오세훈이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있다는 얘기를 했다. 문득, 아니 오세훈도 쥐 잡나? 충분치는 않아도 길냥이들에게 공짜 사료나 공짜 밥을 주려는 사람은 적지 않은 것 같은데… 이젠 쥐 하면 쥐덫만 연상되는 오세훈을 보면서 이제는 쥐들의 안녕까지 걱정해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딱 때리고 지나갔다.
한 번 얼굴 튼 사이나 눈 마주친 사이에는 고양이에게도 공짜 밥을 주는 게 사람의 본성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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