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집에 손님 온다고 해서 장 보러 애들 데리고 큰 슈퍼에 갔다. 큰 애가 똥 마렵다고, 쫄래쫄래 둘째 손 잡고 화장실에 갔다. 화장실에 들어가자마자 둘째도 자기도 똥.. 큰 애는 아직 뒷처리를 혼자서 다 못하고, 둘째는 잡아주지 않으면 어른 변기에 빠지는.. 집에서 하던 것처럼 둘이 동시에 화장실 가겠다고 땡깡 부리는데, 나는 애들 겉옷 벗어놓은 거 잔뜩 들고서 낑낑. 형아 먼저, 둘째 설득하는 데 5분.
정세균 의장하고 다른 일로 잠시 통화할 일이 있어서 통화하는데, 잘 지내냐고 물어보신다. 저야 잘 지내지요, 씩씩하게 대답하는데, 문득 애들 둘 데리고 화장실에서 낑낑대던 생각이. 이게 잘 지내는 게 맞기는 맞는 건가? 문득 가슴이 싸해졌다. 그렇다고 엄청 고생한다고 말하기에는, 이것도 좀 뭔가 이상한 것 같고.
제발 두 아이가 대변보는 시간이 더도말고 딱 5 분만 격차가 있으면 좋겠다. 저녁에서 밤 사이, 시간은 매일 조금씩 바뀌는데, 매일 그대와, 아니 매일 똑같이. 좀 민간한 애들은 집 나오면 화장실 못 가고, 안 가던 데는 힘들어한다는데 우리 집 애들은 그런 것도 없다.
아빠, 똥..
니들은 집 밖에 나와도 별 상관 없는감? 너무 안 민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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