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동안 유교에 대해서 좀 깊이 생각할 기회가 되었다. '어린이'에 대해서 고민을 하다보니까, 정순철 평전을 읽게 되었다. 현직 장관의 책을 읽는 아주 진기하고 기이한 경험을. 나도 작년까지는 정순철을 몰랐다. 정순철이 누구야? '우리 애기 행진곡', 엄마 앞에서 짝짜쿵 작곡가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졸업식이면 늘 부르는 그 노래의 작곡가이기도 하다. 해월 최시형의 딸이 정순철의 엄마니까, 최시형 손자이기도 한. 그리고 소파 방정환의 절친. 언제가 쓰고 싶은 책 리스트에 언제나 1번 자리는 방정환 평전이었다. 그리하여 정순철 평전을 읽기 시작하였는데, 도종환 장관님께서 아시는 게 너무 많으신 분이라... 얘기 시작하기 전에 동학 정신과 이론 체계부터 일단 설렵들 하시고, 에 또... 핵핵. 정순철 얘기 들어가기도 전에 동학 얘기에서 힘 쭉 빼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보니까 유교 사회 속에서 동학이 가졌던 힘 같은 것에 대해서 새삼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는.

가설이지만, 이 두 개의 힘이 예를 들면, 연남동 같은 곳에서 만난다. 동학과 색동회의 힘으로 만들어진 '어린이'라는 이름과, 젠트리피케이션 지역 중에서 노키즈 존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연남동. 어린이를 데리고 연남동에 가면 애들 데리고 오지 말라는 유교적 발상과 카페 주인의 종교인 기독교 그리고 '어린이' 행진곡이 기묘하게 충돌한다. 한국의 노키즈존은 유교적이면서도 동시에 기독교적인 흐름 위에 서 있다. 가끔은 결과론적인 상술도. 둘 다, 어린이를 어린이라고 부르는 것에 반대하는 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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