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즐거운 일을 찾기가 쉽지 않다.

 

명박 시대라는 좀 이상한 시대를 지내고, 게다가 총선 결과가 나온 이후에, 세상은 좀 더 빡빡한 방향으로 정말 빠르게 변하는 중이다.

 

시대와 같이 호흡을 하려고 생각을 한 다음부터, 즐거운 일들보다는 애잔한 일들이 더 많아졌다.

 

민주노동당 당원을 꽤 긴 세월 동안 했었다. 분당 사태로 가기 전에는 당 간부 비슷한 것도 했었다.

 

분당할 때 탈당하고, 그 후에는 입당을 하지 않았다. 지난 총선 때, 녹색당에 당원으로 가입을 했다.

 

여전히 통합진보당의 많은 사람들이 나의 동료들이고, 또한 친구들이다.

 

생각하면 애잔한데,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별 다른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새로 공안정국이 펼쳐지는 걸, 그냥 지켜보는 중이다.

 

그렇다고 그냥 무기력하게 있는 것도 영 아니다 싶어서, 나름대로는 즐거운 생각도 하고, 마음도 편하게 가질려고 하는 중이다.

 

그러나 마음을 먹는 게, 그렇게 '짠', 나는 슬프지 않아, 나는 힘들지 않아, 그렇게 생각만으로 되는 것이던가.

 

하여간 마음이 편치는 않은데, 고양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고양이들은 늘 편하냐, 그러면 그런 건 아니다. 그들에게도 삶은 고통의 바다인 듯, 그 안에도 어려움과 갈등 그리고 분노가 있다.

 

고양이들이 삶은 사람에 비하면 아주 짧다.

 

그래서 고양이들을 보면서, 행복은 불안한 균형, 이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겨우내 야옹구는 마루 쪽으로는 오려고도 하지 않다가, 벌써 초여름 날씨가 계속되는 이즈음에나 마루 쇼파에 자리를 잡았다.

 

얘는 벌써 4살이다.

 

지난 겨울, 정말 구름 다리 넘어가는 걸, 가까스로 살려서 데려왔다.

 

수술한 자리에 실밥이 몇 가닥, 한참 동안이나 녹지 않고 남아있더니 지난 달에나 겨우 다 녹았다.

 

고양이의 기억력이 6개월 정도라고 하는데, 이제 수술했던 기억은 얼추 잊어버린 것 같다.

 

5달 되었을 때, 길고양이를 입양해서 데리고 온 건데, 그 때는 크면 이렇게 예뻐질지 아무도 몰랐던 것 같다.

 

2년 전까지는 길거리 골목에서, 어쩌면 얘랑 같은 배에서 나온 듯한 고양이 한 마리가 가끔 보이고는 했었다. 이제는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라는 게 늘 같은 생각만 하고, 한결같은 모습을 하면서, 그렇게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삶은 복잡다난한 것이다.

 

늘 한결 같고, 같은 모습을 보이면, 미쳤거나, 미쳐가는 중이거나, 아니면 남을 미치게 하거나. 그러지 않을까?

 

야옹구를 보면서,

 

과연 내가 보여주고 싶거나, 찾고 싶은 게 무엇인가, 그런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길냥이 한 마리를 피사체로, 연출없이 그냥 삶 속에서 본 모습을 이끌어내려고 해보는 중이다.

 

삶의 아름다움, 그건 과연 뭘까, 그런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남들은 모르지.. > 야옹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종적으로 세 마리...  (2) 2012.06.08
아들 고양이 몸 단장 중  (1) 2012.05.27
2012년 5월, 엄마 고양이  (3) 2012.05.22
비오는 날 고양이들...  (4) 2012.04.26
엄마한테 한 대 맞는 아들 고양이  (9) 2012.04.25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