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사진이었다.

 

사진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상황이 특별해서.

 

엄마 고양이는 만삭으로 알고 있다. 이미 두 번의 겨울을 났고, 길고양이 평균의 수명이라면, 아마 이번 겨울을 나기가 어렵거나.

 

2012년 5월, 여러가지로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시간이다.

 

총선은 그야말로 사람들이 맨붕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참담했고, 그 여파 역시 참담했다.

 

꽤 오랫동안 민주노동당 당원이었는데, 분당할 때 탈당해서 아직 다시 당원 가입을 안 했다.

 

녹색당에 당원 가입을 했는데, 당원으로서 활동을 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통합진보당 사태는 점점 더 점입가경이다. 검찰 압수수색이 들어가는데, 이거야 영.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하더니, 올해는 5월이 잔인한 달이다.

 

나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다.

 

그래봐야 정말로 개인적인 것들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있다.

 

지금의 마당은 별로 손을 안댄 것 같지만,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유지할려면, 손톱에 온통 흙이 빠질 새가 없도록 잡초도 뽑아주고, 이것저것 손이 많이 간다.

 

여섯 마리 정도의 고양이가 마당을 근거지로 살아가는데, 어느 정도로 내가 이들의 삶에 개입하는 게 좋을까, 그것도 이것저것 생각할 질문 중의 하나이다.

 

대학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해볼려고 했던 연구가, 고래 연구였다.

 

생태경제학이라고 하지만, 막상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런 생태 연구의 필드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울산의 고래 연구를 계기로, 좀 더 고래에 대해서 연구해볼 생각이 있었는데...

 

하여간 그렇게 연구해볼 만한 기회가 생기지는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고양이들과 아주 많은 시간을 보낸다.

 

중학교 때 사진반을 했는데, 그 시절에는 사진을 아주 많이 찍었었다.

 

이유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사진을 찍다가 카메라를 내려놓았다.

 

대학 시절에는 단 한 장의 사진도 찍지 않았다. 유학시절에는 찍지도, 찍히지도...

 

고양이들과 지내면서 다시 카메라를 집어들게 되었다.

 

별 이유는 없고.

 

지금 사는 집은 전세다. 결국 다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지금과 같은 상태의 마당 조건이 되려면, 아마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이렇게 넓게 있기는 어렵고.

 

이렇게 여유롭게 엄마 고양이가 마당에서 두 번째 아이를 갖고, 그리고 산책하는 모습을, 아주 오랫동안 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사진 자체는 큰 의미는 없는데,

 

2012년 5월, 그리고 지금부터 생겨날 변화들, 이런 걸 생각해보면 좀 특별하게 느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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