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급하게 정동영의 전화를 받고 대치동에 간 적이 있다.
보수신문 쪽의 여론조사 상으로 15%, 많은 경우는 18%까지 벌어진 순간이었다.
물론 그냥 가만 있을 수는 없어서, 몇 가지 의사결정과 대응 프로그램들을 만들었다.
그 중의 하나가, 우리끼리 '병풍 작전'이라고 불렀던,
"병풍 한 번 칩시다..."
어디서?
그야, 당연히 대치동 롯데 백화점 앞에서...
그렇게 해서 소위 병풍 작전이라는 것이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정동영 선거사무실에서 벌어진 토크쇼에 온 사람들 중, 시간 되는 대로,
일단 한 번 해봅시다...
얼마나 큰 병풍을 만들 수 있을지,
그런 의도였다.
병풍 중에 잠깐 나와서 한 컷.
마침, 너무 친한 사람들 중심으로... 일부로 이렇게 사진을 찍은 건 아니다.
유종일, 위기의 사나이.
선대인, 쟤는 또 왜 저 중에 들어가 있나.
신언직, 맨날 갈구기만 하다가, 이번에 정말로, 제가 선배 대접 해드리겠습니다, 하게 된 양반.
그리고 강남훈.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결정적으로, 학부 시절 강남훈 선생의 책을 읽고 나서, 베낭 매고 프랑스로 떠나게 되었었다.
나는 강남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병풍 중간.
강남의 장애인 운동 단체에서 나와서 말씀하시는데,
아, 진짜, 잠깐 눈물 나올 나올 뻔 했었다.
새누리당은, 도대체 자기네 절대 점령 지역에서, 왜 이렇게 문제를 풀 노력을 안했던거냐.
힘이라면, 가장 큰 힘을 가진 집단인데 말이다.
선대인 잠깐.
야하, 오늘도, 참 말 길다.
쟤가 그래도,
심성은 참 고운 애다.
중간에 갑자기 '써니' 율동이 나와서,
아, 깜딱야...
정동영, 정말로 춤을 췄다.
바로 앞에서 18미리 각도로 잡았는데, 생각보다 잘 추었다.
정동영,
'써니' 춤 추다가 자기도 모르게 황홀경에.
보통 인간은 아니다.
진짜로, 춤의 박자를,
느낀다...
강남훈 선생.
내가 수 년간 찍은 사진 중에, 가장 많은 사람이 강남훈 선생이다.
정말이다,
난 그처럼 되고 싶어서 유학을 갔고, 공부를 했다.
20대에 내가 기대한 것처럼,
강남훈 선생은 그렇게 엄청난 학자가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내가 그처럼 되고 싶어서 공부했다는 게,
부끄럽지는 않은 사람이다.
그와, 특히 많은 집회에 나갔다.
오른쪽 기둥 뒤에 타코 집이 하나 있다.
내가 강남 살던 시절, 한 달에 한 두번씩 일부러 가던 타코집이었다.
여기는...
내가 30대를 보냈던 거리이기도 하다.
이 거리에서 이런 상황을 연출할 수 있었다는 것,
난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대선후보급,
누구든 강남을에 나오면 난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겠다고,
신문에 냈다.
우여곡절 끝에, 정동영이 왔다.
나도 지금,
명박 시대를 넘어서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결과는 모른다.
어쨌든 나도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명박 시대, 내가 가진 걸 다 꺼낼 수밖에 없게 만든다.
다시는 이런 시대를 맞이하고 싶지 않다.
슬프지 않기 위해서,
나도 춤춘다, 덩더쿵 덩덩.
참, 정동영의 입을 통해서 새로운 사실 하나를 알았다. 한홍구 교수가 유진오 박사 손자라는 사실을.
한경구, 한홍구, 형제와 다 같이 일을 했었는데, 미처 몰랐었다.
대한민국 헌법의 기초는 유진오 박사가 만들었다...
(제대로 나온 한홍구 교수 사진이 없다, 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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