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영화나 같이 만듭시다

 

타이거 픽쳐스는 생각해보면 참 재밌는 데다. 영화를 만드는 데가 맞기는 한데, 영화 전공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현재의 오대표나 주력 시나리오 작가들은 아예 공대 출신들이다. 조연출 중의 한 명이 영화관련 학과를 들어가기는 했었는데, 아예 때려치고 일찌감치 현장으로 나온 경우이고.

 

흔하디 흔한 시나리오 작법이니 영화 학원이니 그런 데도 한 번 가본 사람이 없다. 그야말로 현장파, 아직까지 전통적인 충무로 방식으로 일하는 몇 안 남은 곳 중의 하나로 알고 있다.

 

, 특별히 현장이라고 할 것 같지는 싶지만하여간 현장에서 영화를 익힌 사람들.

 

어떻게 보면 막무가내고, 어떻게 보면 정말 재미파’. 영화를 재미있게 하자는 의미도 되고, 재미로 영화를 한다는 의미도 되고. 그런 게 막 섞여있다.

 

뭐 그러면 영화를 같이 많이 볼 것 같은데, 그러지는 않고. 티져는 많이 본다. 누군가 좀 진지하게 앉아서 영화 좀 볼려고 하면 설령 그게 조철현 대표라도 그냥 노가리나 불면서 놀자고 하기 일쑤다. 우린 한 번도 진지하게 앉아서 같이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유일하게 같이 영화 보는 건, 시사회할 때.

 

지난 수 년간, 난 다음 출간 일정들이 잡혀 있고는 했는데, 더 이상 추가적인 계획을 세우지도 않고, 일정을 잡고 있지는 않다. 물론 밀린 것들이 있어서, 과연 이것들을 올해 다 끝낼 수 있을까 싶지만하여간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다 정리할 수 있을 듯 싶다. 그 다음 계획은없다.

 

학자로서 살아온 삶을 정리하면서, 올해는 내가 했던 일, 내가 하던 일, 그런 것들을 하나씩 정리해나가는 중이다. 그리고 새로 얹는 일은, 거의 없다, 학문과 관련된 것은.

 

지난 몇 달 동안, 정말 무수히 많은 영화가 우리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또 내려갔다.

 

다음 주부터 조대표가 예전부터 귀에 못이 닳도록 얘기하던 코미디 살인 사건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가고, 손상준 조감독이 킬러들의 사생활의 각색 작업을 시작한다.

 

이렇게 수 없는 작업들을 지난 몇 달 동안 했는데, 아직 당장 들어갈 스타트 작품을 아직도 못 잡았다. 그래서 슬럼프이기는 하다.

 

나도 모피아 얘기로 시작하는, 공무원 3부작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계속해서 써보기도 하고, 엎어서 다시 시작해보기도 하고, 그러는 중이다.

 

타이거 픽쳐스는, 다른 영화사에 비하면 작가들이 많은 곳이기는 하다. 이준익 감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직접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최종적으로는 한 테이블에서 공동작업하는 그런

 

아직 스타팅 작품을 잡아서 한 테이블에서 같이 작업하는 단계까지 가지를 못했다. 그래서 여전히 공전 중.

 

이 와중에 나는 여전히 원고 작업 중이고, 몇 년째 붙잡고 있는 원고들이나 펼쳐놓은 일들을 하나씩 정리해가는 중이다.

 

한 달 동안 테이블 위에 올려만 놓고 손을 못대던 것으로, 지난 달 경향신문에서 연재를 끝낸 시민운동 몇 어찌라는, 50편짜리 연재 칼럼이 하나 있다.

 

제목은 시민의 정부컨셉으로 갈까 하는데, 시민의 정부 + 시민의 경제라는 의미 정도로제목 작업은 아직 못했다.

 

출판사랑 상의를 해봤는데, 아무래도 뒤부분에 보충 설명을 다는 후반작업은 총선 이후로.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내가 생각하는 다음 정부에 대한 희망사항을 이 책에 담으려고 한다.

 

아마 6월에나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대선이 끝나면,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일본어 공부를 할 겸, 겸사겸사 히로시마에 몇 달 가 있을까 했었다. 사람들 만나기도 싫고, 뭐 별로 하고 싶은 일도 없고. 학자로서 살았던 삶을 정리하면서, 아무 것도 안하는 시간을 일단 좀 가질려고 했었는데

 

아이의 출산예정일이 끼면서, 곤란하게 되었다.

 

조철현 대표가, 내년 초에, 같이 영화나 만들자고

 

, 그것도 재밌을 듯 싶지만, 글쎄

 

내년 일은 나도 모르겠다. 일단 아기나 열심히 키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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