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능하면 작가나 저자들을 직접 만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사람을 직접 알면, 책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지고, 왠지 상상이 공간이 좁아지는 것 같은 부작용을 느끼게 된다.

잘 모를 때에는 책을 통해서 상상해본 이미지와 목소리 같은 것이 생겨나고, 그렇게 유추해진 상상의 공간 속에서 또 다른 상상이 생겨나고, 그런 과정이 썩이나 즐겁다.

그러다가 직접 작가를 만나게 되면. 그런 상황에서는 다시 책을 읽어도 상상의 폭이 오히려 좁아지는 부작용이 생겨나게 되는 것 같다.

마음 속의 목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본인의 진짜 목소리가 들리면, 영 꽝이다.

그래서 결국은 좀 거리두기를 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런 부작용을 느끼지 않은 거의 유일한 작가가 최성각이다.

그는 생동감 있게 상황을 묘사하고 서술하는 데에는, 한국에서는 특A급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 글을 잘 쓰고, 또 재밌게 쓴다.

잡자마자 한 번에 읽는 그런 몰입형은 아닌데, 찬찬히 상황을 상상하면서 읽으면 읽는 글 맛이 보통이 아니다.

그가 그동안 썼던 서평들을 모아서 책을 냈다. 역시 재밌다. 어쩌면 이렇게 글을 재밌게 잘 쓸 수 있을까?

짧은 글쓰기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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