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국면을 지나면서, 칼럼과 시집 읽기라는 두 가지 주제가 생겼다. 두 개 다 인기 별로 없는 것들이다. 나도 참 성질이 지랄맞은 게, 인기 있거나 사람들이 막 원하는 그런 곳으로는 관심이 별로 안 간다. 뭔가 어렵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것, 이런 데에 막 관심과 의미가 간다.
칼럼집은 예전에는 인기가 있었던 장르인데, 요즘은 거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나도 내 칼럼집이 나올 거라는 자신은 없다. 지금 같아서는, 정말 택도 없는 얘기다.
그렇기는 하지만, 칼럼집의 일부가 된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글을 쓸 때 좀 더 텐션이 올라갈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글과 글 사이의 연결성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고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한 달에 두 개의 글을 쓰니까, 대체적으로 윤석열 체포된 시기부터, 뭐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 정권 중반까지의 기록과 단상에 관한 얘기가 될 것 같다. 현재로서는 이재명 정부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정말로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지는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 김문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정도.
이 시기에 더 나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 그런 얘기들을 칼럼 형식으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올해까지 책을 일정대로 내면, 예전에 계약한 것들을 거의 다 해소하게 된다. 요즘은 책 팔리는 게 민망해서, 거의 새 계약을 안 하고 있다. 또 너무 밀려 있어서, 이거 다 해소하기 전까지는 추가 계약을 안 할 생각이기도 하고. 칼럼집 같으면 내달라고 하면 내주는 데는 있겠지만, 내가 미안해서 부탁하기가 좀 그렇다. 일단 써놓고 천천히 생각해도 될 것 같다. 현실적으로는 못 낼 가능성이 높다. 안 팔릴 게 뻔한 책을 억지로 미는 건, 나도 별로 원치 않는다. 서로 민망하게 된다. 예전에 농업경제학을 그런 이유로 못냈었다.
또 다른 하나가 시집 읽기다. 이건 날 위해서 하는 일이다. 이렇게 뭔가 할 것을 일정 속에 처박어놔야 뭔가 하는 스타일이다. 요즘 시를 누가 읽느냐고 난리다. 그래도 시인이 꾸준히 등장하고, 시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그런 시대를 원한다. 그렇게 해서 뭐라도 좀 이 사회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금 생각으로는 시집 30권 정도를 읽으려고 한다. 뭘 읽을지는 좀 더 주변의 조언과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 기준으로는, 우리 시대의 시집들이다. 최근에 나온 시집, 그리고 음악성이 높은 시집들. 윤석열 시대, 음보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결국 시집을 읽게 되었다. 좀 더 압축적인 표현 그리고 음악성 높은 음보, 이런 스타일을 고민하다 보니까, 다시 시를 읽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제일 좋은 것은 사람들을 좀 모아서 같이 읽는 것인데, 어린이들 키우면서 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그건 도저히 무리데쓰. 그냥 혼자서라도 꾸준히 읽고, 잘 분석하는 게 일단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이건 어느 출판사와 할지 아직 생각을 해본 적은 없지만, 일단 글부터 정리해두고.. 어지간하면 낼 생각이다. 가능하다면 아주 작은 규모라도, 시집 30권에 시인과 함께 하는 북토크 30회, 그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 시집을 사고, 시집을 읽는 ㄱ런 흐름이 작게라도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냥 기계적으로 계산을 해보면, 이 책으로 시집 한 권당 100권이 팔리면, 3천 권의 시집을 파는 셈이다.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무명 시인이거나 신인에게는 백 권도 엄청난 것은 아니더라도 의미는 있다. 그런 생각을 잠시 해보고, 사회적으로는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칼럼집은 낼지 안 낼지 모르지만, 시집 감상문은 낼 생각이다. 3년 후 정도 될 것 같다. 그때는 둘째도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어 있을 것이라서, 나도 좀 더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시기다.
그냥 이 두 개를 앞으로 몇 년 꾸준하게 하려고 한다. 시간은 참 좋은 변수다. 시간을 가지고 하면, 결국은 질적인 변화가 생겨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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