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김상욱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솔직히, 잘 몰랐다. 1차 탄핵 본회의장에 패딩을 입은 그가 나타났을 때, 처음 보았다. 그리고 2차 탄핵 때 탄핵 착성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했을 때 다시 보았다.
어제 그의 인터뷰를 방송에서 보았다. 국민의힘 인물의 말하기는 홍준표식 막가파 논리나 오세훈식 "내가 할 수 있다"가 대표적인 전형이다. 아니면 뭔가 많이 화가 나 있거나, "다 너 때문이야"와 같은 단순 논리인 경우가 많다. 반성하거나 성찰적인 말을 보수 진영에게서 들어본 적이 별로 없다.
"아니, 그거는", 이렇게 말꼬리를 이어가며, 결국 박정희 만쉐이! 이런 방식의 언술이 익숙했다.
김상욱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보수 진영에서 처음 들어본 화법과 톤이라서 귀가 갔다. 탄핵을 왜 해야 했는가, 지금 국민의힘 주류가 뭘 잘 못하는지, 그런 얘기들이라서 텍스트로 바꾸면 그렇게까지 생소한 내용은 아니다.
그래도 그가 하는 말의 어조와 톤이 계속 귀에 남았던 것은, 그가 하는 말이 따스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정치인 같지 않았고, 더더군다나 보수 정치인 같지 않았다.
한때 한국의 보수가 '따뜻함'을 자신의 덕목으로 추구하던 적이 있기는 했다. 박근혜와 맞붙으면서 결국 뒷전으로 내몰린 박세일이 대표적으로 따뜻한 보수를 내세웠었다. 물론 박세일의 언어가 따뜻하지는 않았다. 그도 어지간히 차갑게 말을 했었다. 그에게 따뜻함은 컨셉이었다.
김상욱의 방송을 보면서, 나도 따뜻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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