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대통령실 간부들이 사직서를 냈고, 총리도 사임한다고 했다. 한동훈도 역시 사퇴했다.

1. 한동훈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잘 모른다. 그냥 좀 거친 모범생 스타일로 보였다. 공부 잘 하던 사람들이 자신이 쌓아놓은 환상의 나르시시즘에서 잘 못 나온다. 보통 사람이 50대가 넘으면 그 사이에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해서 어느 정도 그런 건 깨지고, 좀 더 현실적인 인간이 된다. 한동훈은 20대 나리시즘을 가지고 50대가 된 것처럼 보였다. 총선 지고 물러설 거라고, 비교적 초기에 봤다. 지적질만 가지고는 한국의 지도자가 되기가 어렵다. 

2. 총리 사임은 좀 뜻밖이었다. 총선 막바지 국민의힘에서 내각총사퇴와 정권 신임투표를 걸자는 얘기가 좀 나왔다. 그때 결단을 했으면, 아마 결과가 좀 달랐을지도 모른다. 이제 와서 총리가 사임을 하거나 말거나, 별 뉴스거리도 아닌 시대가 되었다. 내각총사퇴는 안철수가 들고 나왔다. 아마 총리 사임 정도로 가름하고 넘어갈 모양새다.

3. 청와대 간부 대거 교체는 mb도 촛불집회 때 했던 일이다. 내놓을 카드가 없으니까 그거라도 던지는 건데, 일단 출발은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책실장인 성태윤도 사직서를 냈다. 평소의 성태윤을 보면, 좀 뜻밖이기는 했다. 크게 족적을 남기지는 못하고, 이렇게 물러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성태윤이 좀 균형을 맞추며 의미 있는 활동을 하기를 바랬었다. 

4. 22대 국회는 임기가 5월 30일 시작한다. 한 달 반 남았다. 그 기간을 잘 활용하지 않으면, 윤석열 정부는 정말로 통치 행위 자체가 불가능한 막판 국면으로 들어간다. 저출산, 저출생과 관련한 인구부 신설은 여야 모두 내걸었던 공약이다. 이 정도는 남은 기간에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여성부와 같이 이견이 팽팽한 부분은 그냥 두고, 합의할 수 있는 정도에서라도 정부 조직개편을 하는 건 남은 시간에도 가능하고.. 그게 타협으로 가는 첫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두고 다음 국회의원 임기 시작하면 협상하겠다는 소극적인 방식으로 가서는, 바로 특검 국면이다.

5. 윤석열이 이재명 만나겠다는 메시지는 어제 내는 게 맞았다. 그래야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 엄청난 표심이라, 전격적인 입장 표명이 중요하다. 어제의 짧은 메시지는 “나 기분 안 좋아” 아니면 “얘네들이 사과하라고 그래서 너한테 사과하는 거야!”, 그런 의미 밖에 없다. 좋든 싫든, 이재명을 만나겠다는 얘기를 하루라도 먼저 하는 게 남은 3년을 꾸려나갈 때 도움이 될 것이다. 세상 살아가면서 좋은 일, 내키는 일만 할 수는 없다. 싫어도 참고 하는 게 정치다. 통치할 생각만 있고, 정치할 생각이 없던 스타일,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변해야 한다. 극단적인 여소야대, 정치를 안 하면 통치도 없다. 빠른 시일, 이재명도 만나고 조국도 만나야 한다.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세화, 잊을 수 없는 사람..  (3) 2024.04.18
안철수 총리?  (5) 2024.04.15
연탄 뒤밀이  (2) 2024.02.17
검사 정권..  (6) 2023.12.22
서울의 분구와 강남시..  (1) 2023.11.06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