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ely night

책에 대한 단상 2021. 11. 19. 09:38

초등학교 3학년인 큰 애는 목, 금이 원격 수업하는 날이다. 어제는 집에 있었다. 오늘은 내가 오전에 집에 있을 수 있어서 학교 돌봄수업 가려고 하는데, 그냥 집에 있어도 된다고 했다. 좋아한다. 집에서 하면 뭐가 좋냐고 물어보니까, 잠시 생각하다가.. 집에서 하면 마스크 안 써서 좋다고 한다. 그렇구나. 

다음 주에는 국회에 발표가 하나 있고, 하종강 선생 수업에서 강의해주기로 한 게 있다. 그것말고도 크게 써야 할 게 있는데, 이것저것 시간을 쪼개면서 꾸역꾸역. 

한 평생 사는데, 내 삶은 왜 이렇게 질척질척, 늘 힘든가 그런 생각이 잠시 들었다. 사실 맘 편히 쉬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한 사람이 할 분량이 아닌 일을 이래저래 떠맡아서 했던 것 같은데, 대부분 결과도 중요한 상황이라서, 살 떨리는 살얼음판을 지나듯이 지내온 것 같다. 긴장 풀고 좀 멍하니 있어도 되는 시간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애들 태어나고 나서는 정말 휴식이라고 할 게 거의 없다. 뭔가 하고 있거나, 애들 보고 있거나. 조금 강도가 높거나, 조금 강도가 낮거나. 

너무 긴장해서 이렇게는 오랜 시간을 버틸 수가 없으니까 영화를 틀어놓기도 하고, 음악을 틀어놓기도 하고. 의식적으로 집중도를 조금 낮춘다. 별로 마음이 편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편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틈틈이 <슬기로운 의사 생활>을 보는 중이다. 권진아의 ‘lonely night’을 듣고, 마음 한 켠이 아련해지는 느낌이 문득. 부활의 질펀한 그루브 느낌에 익숙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https://www.youtube.com/watch?v=75ZHBcaIh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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