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 큰 애 자기 위해 눕는 거 보고, 커피 가지고 책상에 앉았다.

밤 새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좀 하는 척이라도 해야. 토막 시간에도 집중을 잘 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둘째는 병원에 있고, 큰 애는 옆방에서 자고, 이런 시간에 집중은 쉽지 않다. 게다가 워낙 집중해서 썼던 원고를 고치는 일이라, 그 이상의 힘이 필요하다. 그래도 어쩌겠냐, 뭐라도 하는 척 해봐야지.

나름대로 시간 계산을 하는데, 애들 보면서 뭔가 하면 계산 하나마나다. 어쩌겠냐. 그렇게 사는 거지.

애 얘기를 할 때마다 마음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게, 이제 아이는 아예 낳지 않겠다고 생각을 했거나, 그런 생각 자체도 아예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아이 얘기가 보편적인 시대도 있었지만, 지금의 한국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물론 아이 안 낳거나, 결혼을 하지 않거나, 그냥 자기 인생 자기가 결정해서 사는 거라서 그냥 그런가보다 한다. 그렇지만 그게 문화를 단절시키는 또 다른 요소로 작용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홍준표에게 열광하는 청년들’, 진짜 머리 아픈 주제다. 그냥 MZ 세대라고 편하게 표현하고 넘어가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인가 싶다. 이런 얘기들을 좌파 에세이에 조금은 더 담아보려고 하고 있는데, 머리가 지끈지끈하기는 하다.

며칠 전에 경기과학고에서 강연을 했다. 강연 전에 학생들끼리 조모임 같은 형식으로 자기들끼리 발표도 하고, 동영상도 만든 것을 본 적이 있었다. 팬데믹과 양극화는 이 친구들에게도 확실히 생각해볼 거리가 되는 것 같기는 하다.

10대의 여러가지 흐름들을 살펴보다가 홍준표에게 열광하는 20대들 생각하면, 일관되게 분석하는 게 어렵다.

왜 내가 이런 골 아픈 얘기에 발을 담궜나, 그런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사명감 같은 그런 거룩하거나 높은 건 아니고, 다음 작업을 위해서는 나도 좀 이해를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그렇지만 난이도가 너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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