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갔다왔더니, 얄짤 없이 한 시다. 지친다. 올 여름 휴가도 애들 다 데리고 울산에 갔다왔었다.
40대에 아직 지치지 않았던 시절에는 울산, 제주도, 부산, 이렇게 지역별로 지역경제에 대한 책을 써볼까 하던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엄청 돌아다녔었는데.. 애들 키우면서, 이제 그렇게 힘 많이 드는 일은 못 한다.
이젠 나도 나이를 먹었다.
살면서 포기한 게, 아프리카 경제학을 포기하던 시절이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석사 때 지도교수가 날리던 아프리카 경제 대가였다. 나중에 삶이 여유가 생기면 하겠다고 미루어둔 것인데, 그런 여유는 내 삶에 생기지를 않았다.
지역경제를 가지고 좀 다양한 버전으로 펼쳐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활동량 많던 시절에나 생각하던 것이지.. 지금은 택도 없다. 잔고가 좀 여유가 있으면 이것도 좀 풍부하게 펼쳐볼 수 있을텐데, 캑캑. 애들 데리고 먹고 사는 것도 빡빡하다. 그런 연구에 돈을 들일만한 처지가 아니다.
지금 쥐고 있는 몇 개의 주제도 제대로 펼치지를 못해서 낑낑거리며 살아간다. 여기에 뭔가 더 얹는 건 무리다.
지방에 가면 사람들도 좀 만나고, 하루 밤이라도 자고 오면 나을 것 같은데..
그러면 아침에 애들 등교는 누가 시켜줄 것도 아니고.. 오후에 하원도 제 시간에 해주기가 어렵다. 캑캑.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일들이 날 둘러싸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이제 점점 나이를 먹어서, 예전처럼 그렇게 영민하게 돌아다니기도 어렵다.
몸은 피곤한데, 잠이 올 것 같지는 않다.. 이렇게 나이를 먹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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