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의 루틴 같이, 하루에 몇 개, 당분간 강연 어렵다고 양해를 구하는 일을 한다. 그 대신에 옥상달빛 등 비슷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그런 음악들을 많이 듣는다. 일부러 듣는다. 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를 아주 재밌게 봤었다. Ost도 좋았다. 거기서 옥상달빛 노래를 처음 제대로 들었다.

며칠 들었더니 사실 좀 거기서 거기 같아서 지겹기는 하다. 윤도현과 같이 한 노래나 윤상 노래를 다시 부른, 그래도 좀 더 상업성이 있던 사람들과 같이 한 노래들은 아주 들을 만했다. 뭐, 윤도현 노래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듣던 시절도 있었다.

비슷비슷한 홍대 스타일 여성 보컬들의 힘 뺀, 아니 힘 빠지는 노래들만 들었더니 어제 밤에는 갑자기..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의 ‘백조의 노래’ 등. 베르디 등 오페라에 들어간 피셔-디스카우도 몇 곡 들었는데, 엄청 좋았다.

최근에 새롭게 즐겨 듣는 노래는, 에디뜨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d rien”.. 영화 ‘인셉션’에 기가 막히게 나오기는 했는데, 그 보다는 영화 ‘에디뜨 피아프’의 그 눈물 겨운 콘서트를 보고 난 여파가 더 큰 것 같다.

통합당에서 임차인 얘기하는 것도 좀 웃기기는 했는데, 서울시 부시장했다는 민주당 국회의원의 반박도 아닌 반박은 좀 더 웃겼다. 전세를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전세나 은행 이자나.. 좀, 그렇다.

문득 진보 말고 좌파는 이런 전세 논쟁에서 뭐라고 얘기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전세.. 이 듣도 보도 못한 제도에 대해서 ‘선각자’들이 뭐라고 했을 리는 만무하고.

‘갭투자’라는 듣도 보도 못한 얘기들이 나왔을 때 뭐라고 했어야 했는데, 그때 입 다물고 있다가 지금 뭐라고 하기가 참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기득권’이라는 얘기도 오후에 잠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기득권이라.. 이게 뭘까? 자본으로 분석할 때에는 기득권 개념은 쉽다. 자본가.. 그리고 여기에 복무하면서 월급 받는 중간계급, 교사나 군인, 성직자들이 1차 세계대전 분석에서는 주로 중간계급으로 나온다.

로자 룩셈부르크가 죽을 때, 전쟁에 대한 노동자 계급의 입장과 같은 것이 중요한 논쟁이 되었다. 중간계급은 국가와 민족을 중심으로 생각하면서 독일의 전쟁에 대해서 찬성했던 것 같다. 노동자들도.. 상당히 찬성을. 로자는 오히려 소수파가 되어서 전쟁에 반대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칼에 맞아 죽은.. 그 시체도 황당하게 버려버린.

이런 원형과 같은 중간계급에 대한 몇 가지 얘기들을 전제로 전세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리 없다. 뭐라고 말해도 상황 논리에 가까운 것이 될 것이다.

순수한 논리로 생각해보면 아예 답이 없고..

나는 기득권인가, 그렇게 질문하는 게 더 빠르다. 뭐.. 권력과 아주 먼 곳에 있다고 하더라도, 먹고 살만하다. 조금 먹어서 그렇지, 먹는 게 아예 없지는 않다. 영화 “꾼”에 보면 아주 기가 막힌 표현이 나온다. “뭐, 나도 좀 먹고.” 아예 안 먹은 것은 아니다. 악착 같이 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크게 보면 기득권 아니냐고 하면.. 뭐, 그렇겠지.

강남의 그린벨트 열면 큰 일 난다고 하더니, 태릉의 골프장은 대뜸 이거 좀 열자고 한다. 이런이런.. 강준만 선생이 뭐라고 한 마디 하셨다. 그린 벨트도 다 같은 그린 벨트가 아니다. 그런가 보네.

옛날 도서관에서 학교에 늦게 와서 자리 못 잡으면 ‘메뚜기’라고 불렀다. 아무 자리나 가서 앉다가 자리 주인이 오면, 또 빈 자리로 가는. 나는 그게 그렇게 싫었다. 그래서 아침 일찍 학교 오거나, 아니면 아예 도서관에 안 가거나. 그냥 성격 탓이다.

요즘 국토부가 하는 거 보면, 전형적인 메뚜기 전략이다. 아무 거나 한다고 하다가, 주인이 와서 뭐라고 하면 또 딴 데 가서, 원래 이거 하려고 했어.. 그러다 또 다른 주인 오면, 또 아무 데나 간다. 그리고 거기에 자리 편다. 이번에는 태릉으로 갔다. 여긴 주인 없지?

이게, 메뚜기가 아니라 완전히 깡패다. 힘 있으면 밀리고, 태릉 주민들은 힘 없어 보이니까, 니들이 좀 참아!

한국의 임대 주택 정책은 완전 개판이다. 기본 계획 자체가 없다시피 한 것도 문제지만.. 몇 년 지나면 분양해 버리기 때문에, 이게 총량이 늘지가 않는다. 이것저것 많이 하는 것 같지만, 재건축, 재개발에 끼워넣는 악세서리이거나, 조건부, 임시부 임대 주택이 많다.

시간이 좀 걸려도, 사회적 주택을 어떻게 할 것인가, 최소한 주택 총량의 30% 정도는 가지고 가겠다, 뭐 이런 종합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나 같으면 그렇게 하겠다. 국민의 2/3는 시장에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하여간 여기서 살겠다고 하고, 국민의 1/3 가량은 사회적 주택에서, 뭘라요, 그냥 이렇게 살래요, 이렇게 가는 게 장기적 해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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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석훈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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