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고 큰 애랑 좀 멀리까지 산책을 갔다왔다. 큰 애가 서울시장의 자살에 대해서 물어본다.

"응, 아까 오후에 아빠가 양복 입고 나갔다왔잖아, 거기 갔다왔어."

"아빠랑 아는 사는 사람이예요?"

이것저것 20년 넘게 알고 지낸 사람이고, 많은 일을 같이 했다고 했다.

"좋은 일을 했어요?"

많은 일을 하기는 했는데, 그게 좋은 일인지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렇겠지."

왜 자살을 했는지 물어보면 아주 난감할 것 같은데, 거기까지 물어보지는 않았다.

아마 어린이가 있고, 이제 뉴스도 슬슬 보기 시작할 나이라면 집집마다 벌어질 일일 것 같다. 중고등학생이라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훌륭하신 분이라는 말과, 왜 자살을 했어라는 질문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크다. 아마 며칠 사이에 우리 집 어린이도 결국 그 질문을 할 것이다.

삶에 풀기 어려운 딜레마가 또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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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석훈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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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풀씨 2020.07.12 2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게 아이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어른은 어른이 되어가는 거겠죠? 저도 아이들이 물어오면 어떻게 답해야 하나 자꾸 고민하게 되는 하루였습니다.

  2. BlogIcon 독자 2020.07.13 18: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추행 피고소인이 혼자 나가 뒤진거가지고 별 의미부여를 다하네요. 이제까지 사서 읽은 책값이 아까워 댓글 남기고 떠납니다. 딸이 같은 일 당했어도 똑같은 코멘트 남기셨을까요?.

    • 조적조 2020.07.13 2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꼰대들의 온정주의...이렇게 부르고 싶네요. 나라 망치는줄도 모르고ㅉㅉ 우석훈도 별수없는 꼰대

  3. 글쓰는1인 2020.07.15 0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이 정도에 논평이면 충분하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