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서문 읽기를 다시 시작했다. 연초에 시작을 했는데, 당인리 쓰는 동안에 정말로 이것저것 시도해 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핸드폰으로 그냥 했는데, 그렇게 하고 다시 옮기고 변환하고.. 생각보다 좀 품이 들어가는 공정이다.
아내가 괜히 돈을 좀 줘서 마이크를 얼마 전에 좋은 놈으로 샀다. 하여.. 서문 읽기를 다시 해보려고 한다. 매일 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매일 하는 마음으로 해볼까 싶은.
원래 내가 혼자 놀기를 잘 한다. 그리고 매일 조금씩 하는 거, 이게 중학교 때부터의 습관이다. 공부도 그렇게 했다.
서문은 책에서 가장 공들여서 쓰는 글이다. 그렇기도 하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가장 잘 들어나는 글이기도 하다. 한 몇 년, 이렇게 꾸준히 서문을 읽다 보면 내 실력도 좀 늘지 않을까, 그런 안이한 희망이 좀 있기도 하다.
오늘은 '탐식생활'이라는 책을 골라서 녹음을 했는데, 서문이 너무 짧다. 마지막 절을 끼워서 하던 중에, 문득 이게 저작권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되었다. 서문 정도야 어차피 출판사의 미리 읽기 같은 거로 다 제공이 되는 거니까 상관이 없을텐데, 본문은 또 출판사에서 지랄을 하면 방법이 없다.
책에 시 한 구절 인용을 하려고 했던 적이 있는데, 돈도 너무 비싸게 받는다. 돈도 돈이지만, 큰 출판사인데도 막상 담당자가 연락이 안 되어서 결국 출판사 쪽에서 시 빼고 내면 안 되겠느냐고 물어봐서. 고민해봤는데도 답이 없으니까 그러겠지, 그러고 그냥 책에서 시를 뺐다.
아는 시인이다. 연락하면 연락할 수 있는 괜찮은 사이이기는 하지만, 저작권 문제로 직접 연락하는 것도 좀 그렇고.
그래서 일단 오늘은 좀 더 생각해보기로 하고 세웠다.
사실 몇 명 듣지도 않고, 전혀 상업적인 게 아니라서 별 상관은 없을 것 같지만, 막상 출판사에서 뭐라고 하면 할 말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고.
이번에 서문 읽기 다시 시작하면서, 서문 앞에 짧게 내가 느낀 감상 같은 거를 같이 떠드는 중이다. 누구에게라도 도움이 되겠지 싶은.
세상이 그렇다.
누군가를 막연하게라도 돕기 위해서 하는 많은 일들은, 정작 본인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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