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감기가 심해져서 편도선염이 되었다. 항생제 먹는 중이다. 열이 많이 올라서 어제 오후에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온 다음에 오늘은 집에서 쉰다. 아내는 천식이 갑자기 심해져서 회사 못 갔다. 큰 애 가졌을 때 천식으로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다. 그러면 나는? 망했다.

살다 보면 흐름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나이를 처먹고 나니, 이제는 평균적 사고 같은 게 더 많아진 것 같다. 원래 경제학자가 왼발은 얼음물에 넣고 오른발은 뜨거운 물에 넣고, 평균적으로 딱 좋군, 그런다는 거 아니냐. 힘든 때 생각하면 정말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기억들도 많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내 삶은 순탄했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순탄? 남들과 다른 선택을 매번 하면서 사는데, 순탄할 리가 없다. 그냥, 세 끼 입에 밥이 들어가는데 크게 어렵지 않았다는 것 정도로, 그냥 행복하다고 생각하면서 산다.

하나의 문제가 생기면 거기에 집중하고, 그리고 다음 문제가 생기면 또 거기에 집중하고. 그렇게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그게.. 그러면 내 인생은? 문제 해결하려고 내가 태어났나? 좋든 싫든, 하나만 보고 뛰는 것은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언제나 생긴다. 문제를 푸는 게 사는 목적의 전부는 아닌 것 같다.

힘든 거.. 힘든 거로 치면 나도 속상한 일이 적지 않다. 하여간 제대로 되는 일이 별로 없다. 예전 같으면 다 갈아엎거나, 이렇게는 아니라고 난리를 한 번쯤 쳤을 것 같은데.. 요즘은 그냥 참는다. 능력의 한계라는 것을 깨끗이 인정하고. 그 상태에서도라도 뭔가 개선하기 위해서 나름 최선을 다 한다. 그리고는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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