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순간"이라는 질문을 던져놓고는, 문득 마음이 먹먹해졌다. 내가 환갑쯤 되었을 때 누군가 그런 질문을 던진다면 과연 나는 뭐라고 답할까? 잘 모르겠다. 50이 넘고 나니까, 잘한 결정도 모르겠고, 잘못한 결정도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서. 잘 한 것도 그냥 내 삶의 일부가 되어서 딱히 뭘 잘한 건지도 모르겠고. 잘못한 결정도 그 흐름의 그냥 삶의 일부가 되었다.
이제는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순간, 이 질문에 답하기가 어려워진 것 같다. 점점 더 그럴 것 같다. 처음 술을 마신 순간, 처음 담배를 피운 순간. 그런 게 가장 후회스러운 순간일까? 그런 것도 아닌 듯 싶다.
어쨌든 이 질문 하나가, 점심 먹고 끝내기로 한 원고를 오늘 끝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갔다.
지금 판단할 것은,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순간인가라는 질문이 유효한 질문인지, 아니면 질문으로서 별 매력 없는 질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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