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세 권을 낼 예정인데, 한 권은 12월에 붙어서 내년으로 넘어갈지도 모르겠다. 하반기는 농업경제학과 10대를 위한 독서 에세이, 그렇게 두 권을 쓸 계획이다.

내년에도 목표는 세 권이다. 소설책 한 권, 젠더 경제학 그리고 역시 내년 안에 나올지 아니면 살짝 해를 넘길지 아리아리 하지만, 도서관의 경제.

50권까지는 하여간 책을 계속 쓸 생각인데, 마지막 50권째는 코멘터리 북이라서 그걸 빼고 나면.. 아직 확정되지 않아서 비는 게 딱 여섯 권이다. 남은 권수가 얼마 없어서, 좀 신중하게 고르려고 한다.

내가 요괴 나오는 공포 얘기를 워낙 좋아한다. 오죽하면 학생들을 위한 생태경제학을 '생태 요괴전'으로 했겠나.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아파트에 사는 귀신 얘기는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2년 전에 아프리카 퇴마사 얘기로 한 번 틀을 잡으려고 하다가, 정신 없어서 내려놓은 적이 있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2005년에 처음 책을 쓰기 시작할 때는, 나도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다. 하여간 비가 오든 눈이 오든, 꾸역꾸역 하다 보니, 이 지경까지.

일부러 맞춘 건 아닌데, 지금 여섯 살인 둘째가 초등학교 들어가서 2학년 때까지면 딱 4년이다. 지금 속도로 하면, 얼추 그 때쯤 50권이 끝난다. 둘째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학교 데려다 주는 건 그만 하려고 한다. 저녁 밥이나..

남은 권수가 별 수가 없어서, 앞으로 다룰 주제는 좀 생각해서 정하려고 한다. 꼭 해야하는 거 아니면 별로 할 생각이 없다. 다른 사람도 쓸 수 있는 것을 굳이 내가 쓰려고 고생할 이유도 별로 없는 것 같고.

50권 다 쓰고 나면 뭐하고 살지, 아직은 생각해놓은 게 전혀 없다. 미리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인생이란 게 미리 생각한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고. 노년의 삶의 대해서 정한 원칙, 딱 하나 밖에 없다. 공직은 안 한다.. 귀찮다.

공동체에 대한 기여는, 책 50 권 쓴 걸로 어느 정도 다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 하면, 진짜 할만큼 한 거 아니겠나 싶다.

사고 싶은 거 아무리 돌아봐도, 이제 센서 단자가 붙었다 말았다 하는 카메라 정도. 별로 사고 싶은 것도 없다.

그냥 아내가 벌어오는 돈으로 생활비 딱 맞추는 정도의 삶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돈 많이 쓰는 삶, 별로 재미 없다. 화려하지도 않고, 호사스럽지도 않고.

텃밭 한다고 옆집 사서 다 밀어버리고 진짜 텃밭 하는 사람을 안다. 텃밭이 재밌다고 그 옆의 집을 하나 더 샀다. 그래서 집 두 채 크기의 텃밭을 한다.

그 인생, 하나도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그 재산 물려받고 싶어서 그 자식들이 처절하게 이상한 짓 하는 거 몇 번 보고 나니까.. 저게 뭔 짓이여.

30대 때에는 나중에 나이 먹으면 우리 밀 키워서 그걸로 소주 내리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술까지 만들면, 아예 바로 뒤질 것 같다. 곰곰 생각하다가 포기했다.

그 이후로는 뭔가 해보고 싶은 일이 내 인생에 생기지가 않았다.

목표를 세우고, 그걸 성취하는 것.. 그거, 별로 재미 없다. 그냥 되는 대로 살고, 안 되면 마는 것, 그 안의 잔재미, 그거면 충분할 것 같다.

그저, 뱃살이나 좀 빠졌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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