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겨레 인터뷰 나간 뒤에, 자기 학교로 모시지 못해서 미안하게 되었다는 연락이 몇 개 왔다.
학교 갈 생각을 마지막으로 접은 건 이제 7~8년 되는 것 같다. 그냥 버티고 있으면 갈 데도 있었고, 1년만 눈 딱 감고 있었으면 후다닥 갈 데도. 안 가기로 그 때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편해졌다.
제자가 없는 정도가 좀 아쉽지만, 그것도 뭐 날 선배라고 부르는 후배들이 워낙 많아서..
"말 좀 잘 들으면 오게 해줄께.."
요런 얘기 듣고, "됐어요, 그냥 말 안 들을래요." 요랬던 게 거의 마지막이었나? 아, 최근에도 와볼래? 뭐 이런 게 있기는 했다.
나는 지금이 딱 좋다. 그리고 활동이나 시간이나, 지금보다 더 줄여서, 그야말로 실실 운동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지금 아쉬운 게 있어야 뭘 더 하고 싶어지는데, 그런 게 진짜로 없다.
진짜로 마지막으로 가볼까 생각했던 것은, 동경대에서 조그맣게라도 자리를 만들어보겠다는 얘기가 나왔던 몇 년 전이다. 그것도 귀찮았다.
난 지금이 딱 좋다.
아직 못 하는 것은, 저녁 먹고 나서 일하는 시간을 완전히 없애는 것. 그게 올해의 작은 목표다. 욕심을 다 버리지는 못했다. 아직은 조금씩 더 해보고 싶은 게 있는.
몇 년 지나면 그것도 다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도달해보고 싶은 상황이다. 죽을 때까지 바둥바둥거리며 사는 것, 그렇게는 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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