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도 없이 오전, 오후, 아이들 어린이집 갔다 오고, 중간에 잠깐 일보고. ytn 라디오 30분 녹음하고, 슈퍼 두 번 갔다오고, 쓰레기 정리해서 내다 버리고. 아이고 삭신이야...

큰 애는 옮긴 어린이집 이틀 째인데, 오늘도 울었다고 한다. 덩치는 산 만한데, 낮 가리고, 새로운 데 가기 싫어하는 것은 나랑 똑같다. 지금도 나는 그냥 혼자 있는 게 제일 좋다.

형제가 어린이집을 같이 옮기지 못하는 지금의 행정은 좀 이상하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싶다. 덕분에 내가 2월 동안은 완전히 골탕 먹을 것 같다. 무슨 엄청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나라를 구하는 것도 아니고, 긴박한 일을 해결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린이집 두 군데 돌아다니느라 떡이 된다. 아,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나가야 해서, 한 시간 덜 잔다. 나같이 싱겁고, 별 볼 일 없고, 딱히 당장 해야 할 군식구가 집에 없으면, 어린이집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나는 당분간 이렇게 모자란 사람으로 지내려고 한다.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부에서 하는 대로 끌려가면서 애 보려다 보면, 돌거나 우울증 걸리거나, 최소한 성질이라도 더럽게 된다. 난 원래 좀 모자라니까, 그냥 삭신이라도 덜 쑤셨으면 좋겠다. 더는 바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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