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구는 이제 세 살인데, 여전히 오줌 엄청 싸댄다.

재래식 무기가 무섭다고 하더니, 진짜 무섭다.

요 몇 주간 좀 얌전하더니, 급기야 마루 바닥에다 그냥. 아, 돌겠네.

고양이 제일 많이 오줌을 싼 건, 지난 겨울에 '한국말 할 줄 알아요' 고양이 동영상을 틀었던 다음의 일이다.

눈이 나빠서 잘 보지는 못하는데, 동영상의 다른 고양이 소리를 들었더니, 우리 집에 다른 고양이가 와 있는줄 알고...

엄청 싸댔다.

발정기 아닐 때인데도, 잔뜩 긴장해서.

원래는 헤게루가 본명인데, 별칭 하나를 새로 만들어주었다.

싼나 미르달.

군나 미르달은 재밌는 경제학자이기도 하고, 노벨상도 탄 사람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안 보는 듯 싶다.

스웨덴 상원의원도 하고, 전쟁 중에는 스웨덴 상공부장관도 했던 걸로 알고 있다. 현재의 스웨덴 경제의 기틀을 만든 사람 중의 한 명이다.

스웨덴 경제 연구한다고 사람들 엄청 몰려갔는데, 미르달 책은 아직 번역된 것도 없는 것 같다.

발전경제학 한참 날라다닐 때, 스웨덴의 군나 미르달, 미국의 아버트 허쉬만, 프랑스의 베르나르 로지에, 그런 할아버지들의 전성 시대가 있었다.

바로 그 뒤를 이어, 쿠르그만과 리피에츠, 아, 진짜 아름답던 시절이었다.

장하준 선생이 군나 미르달 상 탈 때, 솔직히 엄청 부러웠다.

아, 좋겠다.

미르달의 제자들에게 인정받는 건, 장하준이 발전경제학 적통이라는 의미이다.

언젠가 다시 발전경제학 패러다임이 유행하는 시기가 오면, 장하준은 노벨경제학상 대기 순위 1번쯤 된다, 나이를 좀 더 먹으면.

고양에게 우리말 별칭도 하나 붙여주었다.

쌑지.

이거 뭐, 팥지도 아니고, 왜 이렇게 싸대나, 쌑지.

싼나 미르달양,

소리 지르고 있을 때 잘 들어보면,

쌑지, 쌑지!

내 이름은 쌑지, 그 지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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