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책을 4장 구조로 썼고, 부를 나누지는 않았다. 한 줄로 얘기를 끌어나가는 것을 좋아해서. 88만원 세대 때에는 부를 나눴었다.

직장 민주주의도 부를 나누었다. 1부, 2부.. (요즘 3부 리그라는 용어를 많이 쓰다보니, 내 입에 부가 자꾸 붙어서 그런가..)

1부. 직장 민주주의가 뭐여?
2부. 민주주의,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라

일단은 요렇게 다시 나누었다. 1부 막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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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민주주의 4장은 '오너 리스크 혹은 오너 민주주의'라는 제목을 달았다. 오너가 빠가일 때 민주주의 체계를 갖추지 못한 직장이 어떻게 위기에 봉착하는가.. 그런 얘기다. 얘기 자체는 하나마나한 얘기다. 그걸 모르는 사람도 있나?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서 그렇지. 틀은 그렇지만.. 1번 타자로 수소차 모시기로 했다. 수소차가 어떻게 회사 차원의 리스크를 넘어 지역 차원 그리고 심지어 청와대 인선까지 영향을 주어 바야흐로 국가 리스크가 되었는지. 요 장에는 정몽구를 비롯해서 강타자들 모시려고. 그리고 옛날 얘기 말고 현 정부의 현재진행형 문제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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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민주주의, 1장 5절은 '선배, 후배, 군대냐, 조폭이냐', 이렇게 제목을 달았다. 한국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것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빠지는 것은 딱 두 가지. 젠더 문제 그리고 선후배 문화. 언제 봤다고 선배, 후배 따지고, 나이 한 두살 가지고 엄청나게 가오잡는 거, 이젠 참지 못할 정도로 웃기고 후진적이다. 이게 군대냐, 깡패냐. 이게 사회 전역의 문화가 되다 보니까, 이제 방송사 공채도 끝났는데, TV에만 나오면 선배님, 선배님.. 이젠 불편하다. 나이가 어릴수록, 선후배 문화는 더 강해진다. 민주주의에 역행한다... 개혁대상인 곳, 이런 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선후배 문화가 엄청 강한 순서대로다. 법원, 정당, 언론 그리고 대기업.. 마지막으로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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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던 원고를 버리고 새로 시작할 때, 사실 맘이 편치는 않다. 88만원 세대 때는 크게 버린 것만 세 번이었다. 소소하게 버린 것들은 셀 수도 없고. 제일 많이 버린 것은 '솔로 계급의 경제학'.. 이건 다 쓴 걸 세 번 버렸다. 방향도 많이 바뀌었고.. 이 책은 잘 안 팔렸다. 시간도 많이 썼지만, 결과도 안 좋았다. 마음에 상처로 남았다. 그렇지만 배운 건 많다. 무의미하게 시간을 썼다는 생각은 지금도 들지 않는다. 최근에 가장 성과가 좋은 책은 사회적 경제 책이다. 이 책도 1장까지는 아니지만 세 번을 다시 출발했다. '88만원 세대'를 빼면 제일 많이 팔린 책은 '불황 10년'이다. 이 책은 한 번에 달렸다. 내 책 중에 처음 만 부를 넘어간 책은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이 책도 한 번에 달린 책인 데다가 실제 집필에 들어간 시간이 3주가 채 안 된다. 그 대신 내내 밤 새면서 달렸던 책이다. '괴물의 탄생'도 한 번에 달렸다. 그건 준비 기간이 워낙 길었다.

나도 책 쓴 기간이 벌써 10년은 넘어갔다. 털고 새로 출발하는 게 어색하거나 이상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이번에 새로운 것도 있다.

털고 새로 시작할 때, 보통은 만취할 때까지 술을 마셨다. 그리고 다음 날 깨어나면서 결정을 했다. 술 마실 때는, 에라 모르겠다, 맑은 정신에 결정하자... 그리고 속 쓰리다고 고통 받으면서 새로 쓰기로 결정을 한다.

직장 민주주의 1장을 새로 쓰기로 하면서, 처음으로 술 안 처먹고 결정을 했다.

지금 쓴 게, 골격으로는 나쁘지 않다. 새로 쓴다고 더 잘 쓴다는 보장은 없다. 그저 살짝 맘에 안 들 뿐이다. 이 주제 가지고 이보다 잘 쓸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 그럴 정도는 된다. 그래서 버리는 게 더 마음 아프다.

그러나 나는, 현실을 바꾸고 싶다. 늘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정도로 현실이 바뀔까, 나에게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좀 어렵다.

그래서 새로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현실은 안 바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도 안 바뀔 것 같으면, 그런 죽어라고 뭔가 쓸 이유가 없다.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내 눈에는 이 정도면 뭐라도 좀 바뀔 것 같은데, 사세 미약하야 현실에 미치지 못한... 지금 쓴 건 그 수준은 아니다.

현실은 시궁창이라도, 나는 늘 아름다운 저 먼 곳을 바라보고 산다. 그게 아니면, 굳이 책을 쓰고 있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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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민주주의에서 노무현 정부와 직장 민주주의의 관계 평가하는 절을 쓰는 중이다. 이게 참, 피하고 싶은 절이다. 그런데 분석하다 보니까, 이 시기에 벌어진 일들이 역사적 맥락으로 보니까 너무나 결정적이었다는. 진짜 내가 하는 작업이 인기 없고, 욕 먹기나 딱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지금 상황을 개선하려면, 어디서 뭐가 꼬인 건지, 그걸 짚어야 해법이 첫 단추가 나오게 된다.

조선 시대에 아마 이런 걸 쓰려고 하면, 진짜 자기 목은 물론 식구들 목까지 다 걸고 써야 했을 것 같다. 선대왕 업적에 대한 재평가... 이야, 무섭다. 내가 아마 전공이 사학이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이름으로 그 5년간 벌어진 일들만 가지고 족히 책 한 권은 넘을 것 같다.

전인권은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렇게 노래했다. 그래도 지금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렇게 둘 수가 없다. 정책과 사랑은, 다른 것 같다... 비도 오는데, 비와 당신, 이런 노래나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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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수없이 고치기는 할 거지만, 일단은 직장 민주주의는 익숙한 4장 구조 대신, 5장 구조로 잡았다. 일단 시작하고, 또 수없이 고치게 될 것이다...

들어가는 말
1장, 가족이라고 우기는 군대
2장. 사장님 나빠요
3장. 부장님 나빠요
4장. 고통의 외주화
5장. 더 많은 뮤턴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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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왠지 사회학이나 정치학 느낌이 든다. 그리고 딱딱해진다. 어쩐지 내 일 아닌 것 같고. 그래도 중요한 얘기는 중요한 얘기다.

 

처음 이 주제를 접했을 때, 좀 주저한 것이 사실이다. 어딘가 올드하고, 이래야 한다하는 훈계조를 피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지사형 글쓰기, 이젠 좀 지겹다. 시대가 변하고, 트렌드도 변했다. 비분강개형, 사람들에게 무거움만 준다. , 그래도 효과가 있으면 의미가 있는데, 이젠 효과도 별로 없는 것 같다.

 

<88만원 세대> 초고 쓰고 그 김에 같이 쓴 책이 <조직의 재발견>이었다. 두 책은 같이 나갔다. 조직의 재발견은, 이론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책이다. 그래도 성과가 아주 없지는 않았다.

 

직장 민주주의는 조직의 재발견위에 세우는 책이다. 기업을 조직론으로 접근하는 것, 이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접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13579로 가는, 좀 묵직한 방식이 과연 지금 이 시대에 직장 민주주의를 사람들에게 얘기하는 가장 적합한 방식일까, 이런 생각을 몇 달째 하는 중이다.

 

좀 더 파격적이고, 가끔은 웃을 수 있는, 그런 형태가 좋지 않을까 싶기도. 그런데 이렇게 하려면 힘이 많이 든다. 전체 구조는 물론이고, 문장도 많이 손을 보면서 해야 한다. 물론 효과만 있다면,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이는 것은 아무 문제도 아니다. 나는시간이 많다.

 

좀 점잖게 않아서 이론적인 것을 짚어보고 싶은 독자와, 이런 얘기 한 번도 보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정보로, 세상에 이런 것도 있다, 이렇게 하는 게 좋을까? 아직도 갈등 중이다. 자고 일어나면 생각이 바뀐다

 

10년 전에는 읽으면서 눈물이 왈칵, 그런 게 나한테는 좋아 보였다. 요즘은, 대박 웃음은 아니더라도, 미소라도 좀 지으면서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우는 건, 나에게 좋아 보이지가 않는다. 이런 걸 고민하는 건, 세상이 변한 게 아니라 내가 변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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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통 새 책을 쓰기 시작할 때 부담을 느끼거나 긴장하는 일은 거의 없다. 첫 파일을 만들 때, 그냥 여느 일상과 똑 같은 기분으로 그렇게 시작한다. 이번에는 좀 다르다. 이게, 뭔가 엄청 단단한 벽 앞에 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시작할 때면 블로그 같은 데에 얘기를 시작하고, 사람들 반응을 좀 살핀다. 물론 그런 반응이 꼭 유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상관 관계가 있다. 직장 민주주의의 경우는, 진짜 벽 앞에 서 있는 것 같다. 아니면 바닥을 모르는 심연. 구멍 밑의 깊이를 살피기 위해서 돌을 던져봤는데, 바닥에 닫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느낌? , 이건 뭐지? 아무도 듣고 싶어하지 않는 old-fashioned love song… 요 느낌이다. 출간 기준으로도 나도 벌써 13년차다. 이런 식의 터엉, 요런 느낌은 처음이다. 반응의 감도는 알겠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어쩌지? 방법 없다. 그냥 하는 수밖에.

 

2.

이 책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줄넘기를 다시 시작했다. 전에는 책 쓰는 중에는 수영을 주로 했었다. 잘 하는 건 아니다. 그냥 다른 건 할 줄 몰라서. 수영장 안 간지 1년쯤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전에도 한동안 못 갔고. 저녁 시간에 가야 하는데, 애 보다 보면 슁하고 나가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그 시간이면 너무 힘들어서 이제는 규칙적으로 수영장 가기가 어렵다.

 

왜 줄넘기를 갑자기 시작했을까? 큰 애가 줄넘기를 막 배우려고 하면서 집에 줄넘기가 생겼다. 애들 것 뺏어서 줄넘기를.

 

설경구를 직접 만난 적은 없다. 그냥 건너 들은 얘기다. 힘들 때 죽어라고 줄넘기를 했다고 한다. 설경구에 대한 사람들의 판단은 격렬하다. 하여간 그가 힘든 시기를 겼었고, 아직도 겪고 있다고는 알고 있다. 그가 줄넘기를 하던 그 시절, 나는 그냥 술만 마셨다. 사실 나도 그 시절, 그만큼 삶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난 그냥 술만 마셨다.

 

설경구의 고난이 이제는 끝이 났을까? 아직은 잘 모른다. 영화 <불한당>에서의 연기는 꽤 산뜻했다. 그 시절에 그가 줄넘기를 하루에 만 개씩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도 그냥 술만 마셨다.

 

술 마시고 책 쓰는 사람도 있다고 알고 있다. 좋고 나쁘고는 아니고, 스타일 문제다. 나는 한 잔이라도 마시면 그 날 일은 마감이다. 사진도 안 찍는다. 그렇기는 한데, 책 쓸 때 술을 자주 마시기는 한다. 이유는 많은데, 하여간 평소보다 자주 마신다.

 

3.

다음 주부터는 직장 민주주의 책 쓰기 시작한다. 이번 책 쓰는 동안에는 줄넘기를 하기로 했다. 안 그러면 내가 못 버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술을 아예 안 마시겠다, 그러면 좋겠지만, 그런 건 좀 어려울 것 같고. 책과 관련해서 술을 마시지는 않기로.

 

이 정도면 내가 책과 관해서 가지고 있는 루틴을 거의 다 깨는 셈이다.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다. 직장 민주주의라는 개념이, 그만큼 벽 앞에 서 있는 것처럼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이제 나는 더 이상 분노로 움직이지도 않고, 경제적 필요로 움직이지도 않는다. 그럼 절실함으로 움직이는가? 절실함, 그딴 것도 없다. 절실한 마음으로 내가 했던 것은, 사회적으로는 유의미했던 것 같기는 한데. 대체적으로 나에게는 아픔만 주었다. 나의 절실함은 나를 위한 절실함은 아니었던 것 같다.

 

재미가 있으면 딱 좋겠지만, 직장 민주주의는 재미와는 좀 거리가 먼 주제다. 특히 나에게는 이제 더욱 더 그렇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재미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 같다.

 

명분은 있다. 이게 중요하다는, 그런 명분은 있다. 그러나 명분만으로 사람이 전력투구하게 되지는 않는다. 명분을 향해서 움직일 때, 자기도 모르게 몸이 좀 굼뜨게 된다. 움직이기는 하는데, 머리 꽁지가 서면서 피가 팍 몰리는, 그런 느낌까지 오게 되지는 않는다. 그게 명분의 한계다.

 

그럼 이번 책은 무슨 힘으로?

 

나는 줄넘기의 힘으로 하려고 한다.

 

설경구는 하루에 만 개를 했다고 한다. 된장난 해보니까 천 개도 못한다. 천 개는 커녕, 하도 간만에 하니까 500개도 할까 말까. 그게 나의 줄넘기의 힘이다. 그래도 그 힘으로 직장 민주주의라는 큰 벽을 한 번 올라가보려고 한다. 에게? 그래도 술의 힘이 아닌 게 어디냐. 잘 와닿지도 않는 당위와 명분의 힘 보다는 그게 나을 것 같다.

 

그래도 이 힘든 일을 하는데, 나한테 보상이 좀 있어야 할 것 아니냐? (하루에 줄넘기 천 개 하고 무슨 보상!!)

 

내가 제일 하기 싫은 게 강연이다. 이번 책 무사히 마무리하고 나면, 책 나오고 하는 강연을 제외한 나머지 강연은 이제 내 인생에서 포에버 굿바이. 장소, 주체,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이제 더 이상 강연은 안하는

 

그리하여 나는 하기 싫은 줄넘기를 나에게 강요하고, 그 대신 무사히 마무리하면 따로 부탁받아서 하는 강연은 다시는 안 하는 것으로 내 안의 거래를 마쳤다 (나도 뭔가 남는 게 있어야…)

 

이렇게 나는 새로운 책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마치게 되었다.

 

나도 진짜 몸부림을 치는 중이다.

 

(간만에 애기똥풀 접사를 찍다 얻어걸린 벌. 조리개를 조금 더 조이고 싶었는데, 꿈지락거리면 벌은 그냥 날라가버린다. 그냥 사정 되는대로... 이 사진을 찍으면서 나는 다음 주부터 쓰기 시작할 새 책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이 긴장된 상황에서도 걱정이 내려가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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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른 분야는 모르겠는데, 한국에서 사회과학은 세 개의 허들을 넘는 것과 같다.

 

1번 허들. 이게 당신 문제예요

 

쉽게 애기하면 배달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배달하기가 어렵다. 더 쉽게 배달할 수 있는 양식을 찾으면 안돼? 현재로서는 책 밖에 없다. 방송도 경제분야에는 심층취재나 다큐 같은 게 거의 없다. 사회 운동으로 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것도 여러 사람이 움직여야 하니까 깊이 들어가기가 어렵다.

 

2번 허들. 아냐 아냐 난 알고 싶지 않아.

 

이 문제는 짜장면의 칼로리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알고 싶어하지 않는 것과 같다. 미세먼지 문제도 초기에는 같았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 알아봐야 일상이 더 피곤해지기만 한다.

 

3번 허들. 난 모를 것이니까 너도 알 필요 없어.

 

좀 더 적극적인 거부다. 그냥 자기만 모르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필요 없으니까 주변에서 아는 것도 거부하는. 이런 골 아픈 일을 뭐 하러 해? 그게 딜레마다.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1999년 벨기에에서 <로제타>라는 영화가 나온 적이 있었다. 비정규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다. 그래서 로제타 법안이 나오고, 청년 의무할당제가 시행되었다.

 

 

이런 영화가 한국에 없는 것인지, 한국이 이런 사회가 아닌 것인지, 그건 잘 모르겠다. 어쨌든 다른 매체는 이런 고민을 해주지 않으니, 아직까지는 위태로운 3단 허들 뛰기를 하는 수밖에 없다.

 

2.

직장 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잡을 때 좀 고심을 했다. 비슷한 표현으로, 산업 민주주의가 있고, 작업장 민주주의가 있다. 그리고 한국 버전에서 직장 민주화라는 표현도 있다. 이런 걸 전체적으로 살펴봤는데, 우리 맥락에서는 직장 민주주의가 가장 나은 것 같았다.

 

그리고 금방 깨닫게 되었다

 

, 이게 배달의 문제1번 과제인 주제구나. 그리고 여기에 2번과 3, 나는 별로 알고 싶지 않아, 너도 그런 데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런 벽에 부딪혀 있다는.

 

이유는 여러 가지를 찾아볼 수 있는데된장, 확실한 것은 팬시와는 정반대, 문화적 트렌드와도 정반대에 서 있는 주제를 잡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직장 민주주의에 대한 기이한 침묵이 우리나라에 있었던 것 같다.

 

한 가지, 흔히 말하면 잠재성즉 중요성은 높다.

 

중요하기는 한 건데, 별로 인기는 없을이론이론.

 

3.

사실 한 달 전에는 이미 쓰기 시작했어야 했는데, 그래도 주변 상황 좀 살펴보느라고 시간을 좀 더 썼다.

 

그리고 알게 된 것은, 직장 민주주의라는 개념이 인기가 없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너무나 기이할 정도로 침묵이 오래 있었다는. 왜 그런지, 알 듯 모를 듯.

 

잠시 눈을 들어보면 허들이 세 개, 그것도 아주 높게 서 있다.

 

솔직한 마음이라면, 그냥 이거 안 하고 싶다. 좀 더 편안하게 지낼 수도 있는데

 

, 벌써 한다고 했는데. 주저주저.

 

사명감만 가지고 책을 쓸 수는 없다. 그렇게는 써지지 않기 때문이다. 뭔가 좀 다른 동력이 더 필요할 것 같기는 한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누군가 벨기에의 <로제타> 같은 영화를 만들어주거나, 아니면 거기에 비견할 만한 경제다큐 같은 거 만들어주면 좋겠다. 나는 그냥 좀 계속 쉬게

 

하여간 경제 얘기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고, 경제 영웅들이 그렇게도 많은데 아직까지도 직장 민주주의가 사회적으로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는 이 기이한 상황을 아직도 잘 모르겠다.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다. “경제는 나한테 물어봐”, 그런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이렇게나 많은데그냥 그런 데서 이 문제는 우리 거야, 남의 나와바리에 들어오지 마”, 요런 얘기 해주면 좋겠다.

 

토깔 때에도 명분이 있어야

 

그런데 있을 것 같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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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민주주의에 관한 책을 쓰게 되었다. 내가 쓴 책 중에서, 이런 책 좀 써달라고 부탁받아서 쓰는 것은 처음이다. 다른 사람 제안으로 책을 쓰지 않는 것은, 그렇게는 책을 마무리지을 수가 없는 경우가 100%였기 때문이다. 내 안에서 내용이 나온 것은, 품질 여부와는 상관 없이, 일단은 마무리할 수가 있었다. 그렇지만 다른 데서 온 것은,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내가 마무리하지를 못했다. 성질이 더러워서 그렇다. 남한테 부탁받은 일들은, 결국 내가 시다바리야, 내가 하청업자야, 이렇게 툴툴거리면서 하지 않아도 좋은 이유만을 계속 찾게 된다. 그러다 결국 자빠진다. 직장 민주주의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그리고 생각을 계속 하다보니까, 지금 이 시기에 내가 이 문제에 대한 책을 쓰게 된 것이,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문제를 잘 아는 사람은 많다. 이 문제만 고민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현장에서 매일매일 부딪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인생을 바친 사람들도 있다. 나는 그렇지는 않다. 속 편하게, 되는 대로 살고, 안되면 말고... 50대가 된 나는 무사안일주의의 결정체와도 같다. 그렇지만 나만 할 수 있는 얘기도 있다.

그리하여... 지금 이 책을 쓰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고맙게 생각하게 되었다. 즐거운 일은, 의미와 보람이 있는 일이다. 이런 일은, 의미도 있고, 보람도 있다. workplace democracy나 industrial democracy, 어떤 의미로든 한국에서는 아주 생소한 개념이다. 한국 버전으로 이런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즐겁기도 하고, 보람도 있는 일이다.

내가 다루는 주제들은 누군가 '공포경제학'이라고 불렀던 것처럼, 고통스럽고 외면하고 싶은 것들이다. 의미와 보람도 없으면, 다루고 싶지 않은 것들이다. 적당히 아는 척하고, 대충 사회에 기여하는 것, 그렇게 살지는 않았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 생각 없다. 한국 상황에서, 나는 이 주제를 가지고 극한까지 가보고 싶다... 대충 얼버무리는 방식으로 회사 얘기를 다루지는 않을 생각이다. 남은 질문은... 어떻게 하면 딱딱하지 않게, 가능하면은 가끔은 웃을 수 있게, 그런 톤앤매너를 잡을 것인가. 이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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